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하정우 전 청와대 인공지능(AI) 미래기획수석이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에 “오빠”라고 해보라고 한 것에 대해 민주당의 성인지 관점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5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인지적 관점의 부재를 분명히 인식하고 당내의 인식과 관행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하정우 전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이 상인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단체는 “유세 현장은 유권자 시민과 후보자가 만나고 후보자는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전달하는 공적 공간”이라며 “공적 공간에서 미래세대이자 유권자 시민에게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한 발언은 성인지적 관점이 부재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사회적 관계에서 오빠라는 호칭은 한국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을 종속적 위치에 두는 남성 중심 권력 구조의 상징으로 비판받아 왔다”며 “비판이 확산하자 정 대표는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상처받았을 아이와 부모님께 송구하다’고 사과했지만 이 사과 역시 문제 본질과 멀다”고 했다.
단체는 “논란과 비판의 중심에 선 것은 집권 여당의 당대표와 민주당”이라며 “정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발언 문제를 직시하고 공적 공간에서 정치인의 발언이 갖는 사회적 책임을 보다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도 ‘오빠’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부산 북갑 출마를 선언한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 초등학생에게 하정우 전 수석을 오빠라 부르라니, 북구 미래를 만들러 왔다는 게 초등학생에게 오빠 소리를 듣는 것이냐”며 “이게 민생을 살피러 온 정치인의 입에서 나올 소리냐”고 적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딸 가진 아빠로서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다”며 “62세 정청래 대표와 50세 하정우 후보가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에게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강요하는 모습은 참 낯뜨겁다”고 적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3일 부산 구포시장에서 북구갑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하 전 수석과 선거 운동을 하던 중 한 어린이를 만나 “몇 학년이냐”고 물은 뒤 “여기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말했다. 하 후보도 “오빠”라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어린이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발언이 논란되자 정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구포시장 방문 과정의 상황과 관련하여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어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아이의 부모님께 송구합니다”라고 밝혔다.
하 후보도 입장문을 통해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며 “상처받으셨을 아이와 부모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 후보는 “더욱 조심해서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민분들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 김송이 기자 songyi@khan.kr · 김한솔 기자 hansol@kh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