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제주 함덕해수욕장에 설치된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 참여 홍보시설물 뒤에서 한 관광객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노총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정부를 ‘노동 정책의 주체’로 전면에 세웠다. 중앙정부 중심이었던 노동 정책을 지방 주도로 전환해 지방정부가 노동 감독, 주 4.5일제 도입,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선도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노총은 6일 ‘노동 존중 지방자치 시대로’를 슬로건으로 한 지방선거 정책 요구안을 발표했다. ‘노동 존중 지방자치’ ‘일하고 싶고 살고 싶은 지역사회’ ‘지역경제를 지키는 사회적 대화’ 등 3대 정책 비전 아래 5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5대 정책과제로는 우선 지방정부의 ‘모범 사용자’ 역할을 주문했다. 한국노총은 2024년 기준 공공부문 일자리 287만5000개 가운데 약 71만개가 무기계약직·기간제·간접고용 등 비정규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지자체와 지방공공기관의 상시·지속 업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정부가 민간위탁 노동자에 대한 실질적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고, 교섭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지역 노동감독 체계 구축도 과제로 제시했다. 한국노총은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 제정으로 30인 미만 사업장 감독 권한이 지방정부에 넘어가는 만큼, 지방 노동감독 체계를 본격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제조업 등 지역 산업 특성에 맞춰 지방 노동감독관이 소규모 사업장을 상시 감독하고, 임금체불·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구상이다. 시군구 단위 공공 안전보건지원센터 설치와 공동 안전관리자 배치도 요구했다.
아울러 지방정부 주도의 주 4.5일제 도입과 ‘실노동시간 단축 조례’ 제정을 요구했다. 공공부문이 먼저 4.5일제를 시범 도입하고, 민간기업에는 ‘노동시간 단축 고용지원금’을 신설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금요일 오후 휴무, 격주 4일제, 하루 1시간 단축 등 사업장 특성에 맞는 다양한 모델도 제안했다.
지역별 최저생활비를 반영한 생활임금 확대도 요구했다. 현재 243개 지자체 중 130개(53.5%) 지자체가 생활임금을 도입했다. 그러나 대구시와 경상남도 산하 시군구에서는 생활임금 조례를 제정한 기초자치단체가 전무해 지역별 격차가 큰 상황이다. 한국노총은 공공기관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생활임금제 적용 대상을 민간위탁기관과 용역업체 노동자까지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생활임금 적용 기업에 공공입찰 가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밖에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보호를 위해 특수고용·플랫폼 노동 전담 조직 설치, ‘일하는 사람 권리 보호 조례’ 제정, 프리랜서 표준계약서 보급과 경력 인증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채용공고에 임금·복리후생 등 노동조건 명시 의무화, 성평등 공시제 도입, 이주노동자 지원 조례 제정, 고령자가 다수인 직종의 정년을 65세로 연장, 지방정부 주도의 공공돌봄 체계 강화와 지역별 유급병가 도입 등도 요구안에 담겼다.
한국노총은 이번 정책 요구안을 각 정당에 전달했으며, 지역본부별로 지방선거 후보들과 정책협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당과 후보자의 지방선거 공약은 오는 15일 후보자 등록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