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관계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에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노도현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6일 서울 종묘 앞 세운4구역의 건물 높이 제한 완화 경위 등이 불투명하다며 서울시에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장기간 유지돼 온 종묘 앞 원칙이 어떤 근거와 절차로 변경됐는지 등을 시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세운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를 145m까지 높이는 개발계획변경안을 고시하면서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불거졌다.
경실련은 세 가지 쟁점을 제시했다. 오랫동안 유지돼온 높이 기준이 크게 완화된 점과 이로 인해 SH의 설계비가 167억원 증액된 점, 복잡한 권리관계에 따른 비용·위험 부담을 공공이 떠안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실련은 임종국 서울시의원에게 제공받은 자료를 토대로 2021년 사업시행변경 인가 당시 종로변 54.3m, 청계천변 71.8m이던 세운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가 최근 변경안에서 종로변 98.7m, 청계천변 144.9m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세운4구역은 수년간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의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치며 기존 높이 수준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서울시가 높이 제한을 완화하면서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윤은주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부장은 “장기간 유지된 관리 원칙이 어떤 행정적 판단과 절차를 통해 변경됐는지, 그 과정에서 역사 문화환경 보전 원칙이 충분히 검토됐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경실련은 SH가 높이 상향에 따른 전면 재설계를 이유로 설계비를 167억원 증액한 점도 비용 효율성과 사업 집행 책임성 측면에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 설계비는 약 353억원에서 521억원으로 늘었다. 윤 부장은 “SH가 재정비계획 변경이 확정되기 전부터 ‘전면 재설계’를 계약 내용에 반영하고 설계비를 증액했다”며 “공공성 검증보다 비용 증액과 전면 재설계가 먼저 진행된 건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리 관계의 복잡성도 세운4구역 사업 부담 요인으로 짚었다. 경실련은 “권리주체는 172명, 공유자는 131명, 권리제한 물건은 82건에 달한다”며 “보상·협의·권리 정리 과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사업 지연과 행정비용, 분쟁 위험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결국 공공은 비용과 위험을 떠안고 민간은 높이 완화와 계획 변경에 따른 개발이익을 기대하는 구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서울시와 SH공사는 높이 완화의 근거, 계획 변경 과정, 설계비 증액 경위, 공공기여와 임차인 보호대책을 시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경실련은 서울시·SH 등 관계기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세운4구역 개발사업의 공공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추가로 검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