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쿠팡 한국 법인 본사. 연합뉴스
쿠팡 한국 법인의 모회사인 쿠팡Inc가 올해 1분기에 4년3개월 만에 최대 적자를 냈다. 매출 증가율은 2021년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사태 이후 벌어진 ‘탈팡’ 행렬이 실적을 끌어내렸는데, 멈추는 듯 했던 고객 이탈 움직임은 지난달 다시 재개됐다.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는 올해 1분기 매출이 85만400만달러(12조4597억원)로 전년 동기(79억800만달러) 대비 8% 성장했다고 5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쿠팡Inc는 2021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지난해까지 매 분기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냈으나, 이번에 처음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전분기 대비로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했다.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 부문 매출(13억2800만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했으나, 로켓배송 등 핵심 사업 부문인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71억7600만달러)이 4% 성장에 그쳤다.
1분기 영업손실은 2억4200만달러(3545억원)로, 2024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금액 폭으로만 보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790억원)의 절반이 넘는다. 당기순손실은 2억6600만달러(3897억원)로, 역시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모두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쿠팡을 이용하는 고객도 감소했다. 1분기 활성 이용자(해당 기간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사람)는 2390만명으로, 지난해 4분기(2460만명)에 비해 70만명 줄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개인정보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는 3338만4346명으로 전달 대비 0.2% 줄었다. 개인정보 유출사태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하다 올해 3월 1% 증가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쿠팡의 올 1분기 성적표는 월가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친다. 앞서 블룸버그는 쿠팡Inc의 1분기 매출을 85억1100만달러로, 영업손실은 3927만달러로 전망했다. 실제 영업손실이 전망치의 6배에 달했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사고에 대응해 발행한 고객 구매이용권의 영향은 일회성으로, 대부분 1분기에 국한되며 2분기 초반까지 다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쿠팡은 지난 1월 전체 회원 3370만명에게 1인당 5만원 상당의 할인권(총 1조6850억원)을 지급했다.
김 의장은 “지난 1월은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성장률이 최저점을 기록했고, 이후 매달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돼 2~3월에는 개선 속도가 빨라졌다”면서도 “근본적인 회복세를 온전히 반영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정부 조치, 쿠팡 동일인(총수)이 쿠팡 법인에서 김 의장으로 변경된 데 따른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쿠팡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 더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우리는 한국에서의 (총수) 지정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언제나 그렇듯이 우리가 진출한 곳의 모든 규제 요구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