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효진 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노동자들이 제기한 퇴직금 소송에서 ‘지급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기본상여금은 통상임금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기본성과급도 통상임금으로 인정했으나, 근무실적과 무관하게 지급을 보장하는 ‘최소지급분’의 범위는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한수원 퇴직 노동자 99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을 일부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한수원이 지급한 기본상여금과 기본성과급 등도 통상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2013년 8월 소송을 냈다.
사측은 기본상여금은 규정상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고, 기본성과급은 지급 여부와 액수가 매번 달라지는 등 고정성이 없어서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기본상여금은 재직 여부에 따라 지급되는 것이라 당연히 지급된다는 고정성이 없다”며 사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기본성과급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 법원은 기본상여금과 기본성과급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2심은 ‘지급 당시에 재직 중인 사람’에게 기본상여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은 조건이라기보다 ‘정산 방법’을 정해둔 것일 뿐이며, 정기적으로 지급돼 고정성이 있다고 봤다.
대법원도 이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기본상여금에 부가된 재직 조건은 지급 대상을 정하는 것이지 이미 지급하기로 정해진 임금을 특정 시점에 재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포기하게 하거나 박탈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대법원은 2심 법원이 ‘기준임금의 200%’를 최소지급분으로 정한 규정에 따라 기본성과급 전액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한수원은 공기업 성과급의 차등 폭을 확대하라는 정부 지침에 따라 2012년 1월 보수 규정을 개정하면서, 성과급을 사업소·개인별로 차등 지급할 수 있도록 정했다.
이에 대법원은 “기본성과급의 지급률을 원칙적으로 200%로 정하면서도 이를 사업소 및 개인별로 차등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했고, 실제로 2012년분 기본성과급을 (근로자들에게) 133~267%로 차등해 지급했다”며 “기본성과급의 최소지급분이 장려금과 동일하게 기준임금의 200%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기본성과급 중 최소지급분의 범위를 추가로 심리·판단해 이를 기초로 수당과 퇴직금을 다시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