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6일 베이징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과 이란 양국의 외교 사령탑이 만나 전면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정상화를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오는 14~15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졌다.
중국 외교부는 6일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베이징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회담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회담에서 “현재 지역 정세는 전쟁에서 평화로의 전환점에 놓여 있다”며 “전면적 휴전은 지체할 수 없고 전쟁 재개는 더욱 용납될 수 없으며 협상을 지속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사실상 봉쇄 상태인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서는 “국제사회가 정상적인 항행 안전 회복에 공통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당사국들이 국제사회의 강한 요구에 신속히 응답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또 이란이 핵무기 개발 중단 약속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이란에 평화적으로 핵에너지를 이용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도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과의 종전 협상 상황과 향후 계획을 중국 측에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위기는 군사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이미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는 “해협 개방 문제는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항상 역사적으로 올바른 편에 서서 건설적인 태도로 상황 악화와 확산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촉진하는 데 있어 중국이 적극적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올해 수교 55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데도 합의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중국이 이란의 ‘전면적 전략 동반자’라고 강조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왕 부장 역시 이란을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하고 고위급 교류 확대와 상호 지지를 약속했다.
외교부는 두 사람이 공통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일주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은 중국이 이란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하도록 촉구해 왔으며, 이란산 원유 구매 문제에 대해서도 제재를 강화해 왔다. 이에 따라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미·이란 전쟁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이날 회담 소식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만남은 중국과 이란의 긴밀한 관계를 부각하는 행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