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자살 관련 긴급상황에 초기부터 적극 개입해서 본인 동의 없이도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의 높은 자살률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이런 망신도 없다”며 관계 부처에 자살 예방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보건복지부는 6일 국무회의에서 ‘자살 고위험군 긴급대응·위기해소 강화 방안’ 초안을 보고했다. 복지부는 자살 관련 긴급상황 발생 시 초기 단계부터 적극 개입하는 24시간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우선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의 상담 인력을 확충해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상담 응대율을 높이기로 했다. 자살시도자 발생 시 출동과 긴급조치를 담당하는 경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합동대응팀은 현재 10곳에서 18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살시도자에게 즉시 상담을 지원하는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는 지난해 92곳에서 올해 98곳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복지부 보고를 받은 뒤 “대한민국의 현재 위상을 보건대 이렇게 자살자가 많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 개인적인 아픔과 경험도 있는데, 우울증 환자들에 대한 관리 시스템이 충분하냐”며 “정신보건 분야는 제 행정 경험으로는 (행정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그냥 개인에게 맡겨져 있다. 그래서 그게 아주 슬픈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고 했다. 또 “법에 나름의 대응 시스템이 있는데, 내가 그 법에 있는 대응 시스템을 적용하려다 포기한 것 때문에 재판을 몇 년 받았다. 황당무계하다”고 개인적 경험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재임 시절이던 2012년 6월 보건소장 등에게 친형 고 이재선 씨의 정신병원 입원을 지시하고, 2018년 지방선거 TV토론에서 관련 사실을 다르게 말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건은 파기환송심 끝에 무죄가 확정됐다. 이 대통령은 당시 조치가 법에 따른 정신질환자 강제진단 절차이자 적법한 공무집행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일선 단체장이나 공무원들이 절대로 (자살예방 정책을) 안 하려고 그런다”며 “법에 있는 것이지만 다 도망가고, 심지어 무슨 직권남용이라고 기소해서 재판하고 이런 짓을 하니 누가 하려고 그러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정은경 복지부 장관에게 “주요 국가과제니까 지방정부들이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수탁기관들이 뭘 어떻게 하는지는 (장관이) 직접 챙겨보시라”고 요청했다.
자살예방상담전화 상담 인력이 예산 문제로 정원 120명에 못 미치는 103명 수준이라는 보고를 받은 뒤에는 “최소 (정원의) 100%로 확 늘려주면 어떨까”라는 제안도 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부터, 아니면 추경(추가경정예산) 기회가 있으면 추경에서 하거나 하면 어떻겠나”라며 “국가 구성원이 죽겠다고 전화했는데 전화가 안 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