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9일이 이번 주말로 다가왔다.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이날까지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의 주택을 매매계약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정상 세율의 20~30%가 중과세되고 양도차익의 40~80%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도 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10년 전인 2016년 10억원에 사서 현재 시세가 40억원까지 오른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국평’(84㎡)을 팔려는 다주택자를 가정해보자.
지금까지는 양도세가 11억원 수준이었지만 앞으로 2주택자의 경우 20억원, 3주택자는 24억원을 내야 한다. 서울에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 25만명 입장에서는 사실상 ‘세금폭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유예를 종료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라도 실거주하지 않으면 장특공제 혜택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장특공제는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한 경우 양도차익의 일정 부분을 과세소득에서 빼주는 제도다. 현재 토지·건물은 15년간 최대 30%, 주택은 10년간 최대 40~80%까지 공제해주고 있다.
앞에서 예를 든 강남 아파트에 10년 내내 실거주한 1주택자는 양도세가 양도차익(30억원)의 5%에도 못 미치는 1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2년 정도 거주했다면 4억5000만원, 보유만 했다면 7억5000만원으로 세 부담이 늘어난다. 대부분 장특공제로 인한 세금 차다.
양도세에 장특공제를 적용하는 것은 장기간 보유로 인한 물가상승분을 감안한 측면이 크다. 하지만 이를 어떤 경우에 어떻게 적용할지는 정책적으로 결정할 문제다. 미등기 양도나 다주택자 중과세에 장특공제를 해주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다.
거주 없이 보유만 한 주택의 경우 10년 보유만 해도 40% 공제를 받는다. 토지·건물 등 다른 부동산이 15년 이상 보유해야 최대 30% 공제하는데 주택은 더 우대받고 있다.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면 1세대 1주택 장특공제를 보유 30%, 거주 50%로 조정하거나 일반적인 장특공제 기준인 15년간 30%로 제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다주택 중과세 재시행과 장특공제 개선을 넘어 부동산 투기를 막을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제도의 개편이 그것이다. 현재 1세대 1주택 비과세는 조정대상지역에만 예외적으로 2년 거주 요건을 두고 있고, 다른 지역에는 보유만 하면 원칙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1세대 1주택 비과세는 본질적으로 국민 생활에 있어서 신혼부터 노년까지 주거 이전을 위한 사다리를 지원해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전세 등 임대 공급을 한다고 해서 비과세 혜택을 주거나, 실거주하지 않고 투자 목적이었다는 것이 최종 확정되었음에도 장특공제를 해주는 등 국가 재정을 희생할 수 없다. 오히려 투기를 부채질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보유만 해도 되는 비과세는 폐지하고 우리 국민이 한 집에서 거주하는 평균 기간인 5~8년을 기준으로 의무거주기간을 설정해 1세대 1주택 제도를 개편하면 집값 폭등을 막고 국민의 주거권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살고 싶어도 부득이하게 거주를 못해 피해를 볼 수 있지 않냐고 우려하는 이도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된 경우 1주택과 동일한 혜택을 부여하고, 심지어는 상생 임대주택의 경우, 실제 거주하지 않아도 거주한 것으로 보는 제도까지 만들어 놓았다.
다행히 정부가 시장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의 주거권 확보에 대한 인식과 정책 방향이 확고한 만큼, 지금이 1세대 1주택 비과세와 장특공제 제도를 국민의 주거권 보장과 세제 합리화 차원에서 재설계할 딱 좋은 시점이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