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미디어 권리 협상 진행 중”
양국 스포츠 소비 환경 특성 영향
막판 타결 예상…“새 현실” 분석도
‘30억 인구, 월드컵 못 보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인 중국과 인도에서는 아직 공식 중계권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나라 인구를 합치면 약 30억명이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훌쩍 넘는 규모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거대한 시청 시장 두 곳이 개막 직전까지 비어 있는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5일 “중국과 인도에서 아직 2026 월드컵 공식 중계 계약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FIFA 역시 “양국의 미디어 권리 협상이 진행 중이며 현재 단계에서는 비공개”라고 밝혔다.
FIFA는 이미 전 세계 175개 이상 지역과 중계 계약을 완료했다. 중국과 인도처럼 영향력이 압도적인 시장이 개막 직전까지 남아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유엔 경제사회국(DESA) ‘세계 인구 전망 2024’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약 14억5000만명, 중국 인구는 약 14억2000만명이다.
중국은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였던 시장이다. 중국 국영방송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조기에 중계권을 확보했고, 대회 수개월 전부터 광고와 홍보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2026 월드컵은 오는 6월11일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개막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중국 내 공식 중계 플랫폼은 정해지지 않았다. 중계 시스템 구축과 광고 판매, 스폰서 마케팅 일정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인도 역시 비슷하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크리켓 중심 국가지만 월드컵 기간에는 수억명이 축구 중계를 시청하는 초대형 시장이다. 모바일과 OTT 기반 스포츠 소비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FIFA 역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보는 지역이다. 업계에서는 가장 큰 원인으로 높은 중계권료를 꼽는다. FIFA가 원하는 금액과 현지 방송사·플랫폼 사업자들이 판단하는 수익성 사이 간극이 크다. 최근 글로벌 광고 시장 둔화와 OTT 중심 시청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스포츠 산업의 분위기 변화도 변수다. 최근 몇년 사이 중국 내 축구 열기가 과거보다 약해졌고, 스포츠 콘텐츠 투자 역시 전반적으로 보수적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 역시 크리켓리그(IPL)가 광고 시장과 스포츠 소비를 강하게 흡수하고 있다.
물론 두 나라 국민들이 월드컵을 전혀 보지 못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 FIFA 역시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채 월드컵을 치르는 것은 상업적으로 부담이 크다. 업계에서는 막판 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서남아시아 대표 매체 알자지라는 “이번 상황은 단순한 계약 지연이 아니라, 2026 월드컵이 맞이한 새로운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