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진보 법조인 이창민 변호사
민변 검경개혁소위원장을 지낸 이창민 변호사가 6일 서울 중구 법률사무소 창덕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강윤중 선임기자
조작기소, 수사로 확실히 밝히면
법무장관 지휘로 공소취소 가능
정권 지지율 높을 때 밀어붙이기
권한 남용에 똑같이 대응하는 셈
이창민 변호사(법률사무소 창덕)는 6일 더불어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공소취소 조항을 포함시킨 것은 “극단적인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셀프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아예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2022년부터 3년 동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검경개혁소위원장을 지내며 윤석열 정부의 검찰권 오남용을 줄기차게 비판한 진보 성향 법조인이다.
- 조작기소 특검법에 담긴 공소취소 조항을 두고 여전히 논란이 거세다.
“특검법에 따라 대통령이 직접 특검을 임명할 수 있다.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고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있는 사건의 공소를 특검이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인데, 대통령이 본인 사건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국민에게 ‘결론을 정해놓은 특검이 출범한다’는 인상을 준다.”
- 공소취소 권한은 지난해 출범한 채 상병 특검에도 부여됐다.
“당시 재판을 받고 있던 박정훈 대령(현 준장)은 위법한 상관 지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피해자 위치에 있었다. 박 대령이 특검을 임명하거나 특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은 없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고 권력자다. 최고 권력자가 본인 사건을 공소취소라는 방식으로 없애버릴 수 있다면 특검 수사의 공정성에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
-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일반 국민이든 대통령이든 평등하게 구제를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건 일반적으로 좋은 말에 불과하다. 수사해보고 정말 ‘조작기소’라는 게 확실히 드러나면, 그때 가서 법무부 장관 지휘로 검찰총장이 공소를 취소하도록 하면 된다. 그런데 이를 수사하는 특검에게 동시에 공소취소 권한까지 주면 정말 ‘셀프 면죄부’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 공소취소 조항만 빼면 ‘조작기소 의혹’ 특검은 문제가 없나.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권 당시 검찰은 정권에 도움 되는 수사는 ‘총량 극대화 수사’를 했다. 반대로 도움이 되지 않는 수사는 무마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단순히 검찰의 행태와 검찰권의 오남용을 들여다본다면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러나 그 틈에 공소취소 권한을 끼워 넣은 것은 완전히 잘못됐다.”
- 여당도 이런 논란을 예상했을 텐데, 공소취소를 추진한 이유가 있다고 보나.
“정부와 여당은 현재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권력을 극단적으로 쓰면 반드시 망하게 된다. 보통 불안할 때 권한과 권력을 극단적으로 쓴다. 검찰 역시 자신들이 불안해서 극단적으로 휘두른 권한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정부는 정권 후반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 걱정돼서 정권 지지율이 높은 지금 무리하게 공소취소를 밀어붙이는 게 아닌가 한다.”
- 현재 정부와 여당이 극단적인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판단하는가.
“적어도 여당은 그렇다. 공소취소는 권한 남용이다. 윤석열 정부가 검찰권을 남용했다고 해도 권한 남용을 권한 남용으로 대응하는 건 엄청 촌스러운 일이다.”
- 대통령이 특검을 통해 자기 사건 공소취소에 관여한다면 잘못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옳은 지적이다. 특검을 통한 공소취소는 ‘선을 넘는’ 행위다. 이게 허용되면 향후 정권이 바뀐 뒤에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재판을 입법으로 무마하려 하는 등 비슷한 행위를 반복할 수 있다.”
- 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 논의를 다음달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겠다고 했는데.
“당장 선거를 앞두고 ‘눈치 보기식’ 미루기가 아닌가 한다. 특검에게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논의를 미룰 게 아니라 아예 철회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 지지를 더 크게 받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