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민달팽이…’ 가원 사무처장
가원 민달팽이유니온 사무처장이 2023년 3월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본인 제공
전세사기특별법만으로 해결 안 돼
표준임대료 등 적극적 대책 절실
1인 가구·비혼 등 맞춤 정책 필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조치부터 비거주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까지 이재명 대통령의 SNS 메시지에서 촉발된 부동산 이슈가 6·3 서울시장 선거를 뒤덮고 있다. 세입자 권리보호 시민단체인 민달팽이유니온에서 6년차 활동가로 일하는 가원(32·활동명) 사무처장은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다주택자 규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작 세입자들이 자신을 위한 정책으로 체감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원 처장은 6일 전화 인터뷰에서 “전세를 들어가기엔 무섭고, 반전세로 간다 해도 보증금과 월세가 부담되는 이들에게는 지금의 임대차 시장을 어떻게 관리하고 규제할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임차 시장에 대한 관리 없이 공급과 수요만 이야기하는 정책은 반쪽짜리 같다”고 말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대규모 전세사기 사태가 터진 2023년부터 피해자 지원에 전념해왔다. 피해자들의 강력한 문제 제기로 그해 5월 전세사기특별법이 만들어졌고, 최근에는 피해자들의 오랜 요구였던 최저보장제가 포함된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최저보장제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경매·공매 절차를 모두 진행한 후에도 회수 금액이 임차보증금의 3분의 1에 못 미칠 경우 부족분을 국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전세사기 예방이 특별법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게다가 특별법은 2027년 5월까지 적용되는 한시법이에요. 임대차 시장 자체를 개선할 정책이 없으면 결국 재난은 반복될 수밖에 없어요.”
가원 처장은 자치구 차원에서 표준임대료를 설정해 임대료 폭등을 막거나, 거주 환경이 지나치게 열악하거나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큰 주택에 대해서는 임대 자체를 금지하는 적극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해외에는 이 정도 수준의 집에서는 이 정도 이상의 임대료를 받을 수 없다는 기준이 있다”고 했다.
전세사기 사태 이후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됐고, 월세 가격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지방선거에서 세입자들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나마 나오는 임대차 관련 공약도 보증금 무이자 지원 등 대출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원 처장은 “주거 안정성을 위해 대출을 확대하는 것에는 회의적”이라며 “전세사기 사태에서 정부가 지원한 정책 대출이 결국 개인의 빚이 된다는 점을 절실하게 느끼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그가 바라는 건 “지방선거에서만 내놓을 수 있는 작고 구체적인 주거정책이 나오는 선거”다. 그는 “전세사기 사태 국면에서도 지자체가 피해자들과 얼마나 열린 자세로 소통하느냐에 따라 대응이 천차만별이었다”며 “1인 가구·비혼 등 다양한 가구 구성을 실질적으로 포괄하는 정책, 서울뿐 아니라 각 지역의 성격에 맞는 주거정책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