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서울거리예술센터에서 ‘서울행진26’ 공연단이 세계 각국의 타악기를 두드리며 마지막 합주 연습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지난달 26일 서울 광진구 서울거리예술센터 마당.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150여명이 세계 각국의 타악기를 두드리며 마지막 합주 연습을 했다. 합주 주제가는 ‘꿈의 웨이브’. 꿈의 웨이브는 ‘다같이 하나의 흐름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은 창작곡으로, 오는 16일~17일 열리는 서울드럼페스티벌에서 시민공연단인 ‘서울행진 26’(서울행진)이 예술가들과 함께 행진하며 연주할 예정이다.
올해로 28회를 맞는 서울드럼페스티벌은 서울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축제로 국내외 타악 예술가들의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시민들이 관람을 넘어 축제 기획자이자 공연자·운영자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기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행진에 처음 도전하는 최고령 이동희씨(85)는 “드럼 연습을 하는 동안 나이를 잊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아 가는 기분”이라며 “앞으로도 건강관리를 잘해서 계속 참여하고 싶다. ‘최장수 드러머 시민 공연자’로 기네스북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브라질 악기인 수르두를 연주하는 이유리씨(31)는 “타악기는 함께 할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만큼 서로 주거니 받거니 호흡을 맞춰 리듬을 만들어 낼 때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씨는 “서울행진은 손꼽아 기다려온 이벤트이자 그간 일상을 견디게 해준 엔도르핀”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드럼페스티벌은 올해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다. 앞서 노들섬에서 열렸으나 시민 접근성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장소를 옮겼다. 경쟁을 유발하는 드럼 경연대회도 올해부터는 열지 않는다. 대신 시민 누구나 즉석에서 팀을 이뤄 합주할 수 있는 무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올해 슬로건은 DDP 이니셜을 따 ‘두드림은 꿈이 되고 시민은 리듬이 된다’(Drum Dream People)로 정했다. 서울시는 “올해는 시민들이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서울행진 외에도 시민기획그룹을 만들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시민기획자로 참여한 윤별씨(23)는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 임무를 하는 다른 행사들과 달리 무형의 아이디어 단계부터 실제 프로그램인 시민 참여 콘텐츠를 서로 조율하며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배우는 점이 많다”며 “올해는 행사 부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직접 공연도 하고 관람도 하며 체험할 수 있는 경계 없는 축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에는 드럼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연주할 수 있는 초보 강좌부터 몸으로 비트를 연주하는 체험, 타악 리듬감을 즐길 수 있는 오락실과 각종 게임 등이 준비돼 있다.
드럼 마니아를 위한 초청공연도 열린다. 세계 유명 드러머이자 편곡가인 도널드 베렛, 인디그룹 까데호와 드러머 최규철, 국악 싱어송라이트인 삼산, 밴드 윈디시티 보컬 겸 드러머 김반장 등의 공연이 이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DDP에 울려 퍼질 강렬한 비트가 일상에 지친 이들의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며 “시민들이 매년 기다리고 참여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축제 문화 자산으로 키워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