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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연봉의 50%로 설정된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 소장은 "초기업노조라면 산업 전체 노동자와 비정규직까지 포괄하는 초기업적 연대를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은 기업별 노조의 이해관계에 머물러 있다"며 "노조가 '성과급 일부를 반도체 산업기금으로 낼 테니 회사도 추가 출연을 하라'는 식의 제안을 했다면 사회적 공감이 훨씬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도 "삼성 공급망 안에는 3만5000여명에 달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존재하지만 이들과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논의가 없다"며 "노조가 하청노동자와 연대해 직업병·산업재해 문제까지 함께 요구했다면 사회의 반응이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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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엔 있고 삼성전자 노조엔 없는 것…회사도 노조도 ‘사회적 분배’ 외면했다

입력 2026.05.07 16:34

수정 2026.05.0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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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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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 21일 파업 예고

“초기업노조 표방하는데 정규직 이익에만 매몰”

“삼성만의 이익인가”…기업 사회적 책임도 실종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대회에는 경찰 추산 4만명이 모였다. 문재원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대회에는 경찰 추산 4만명이 모였다. 문재원 기자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연봉의 50%로 설정된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2주 후인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노동자들의 경제적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인 만큼 성과급 요구나 파업 자체를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노동계에선 이번 파업 예고를 곱지만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노동 전문가들은 7일 삼성전자 노조가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와의 연대 없이 정규직 몫을 확대하는 데만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운동은 울타리 밖의 노동자와 함께 발전해왔는데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에선 이런 정신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각종 공적 지원 속에서 성장한 만큼 기업 차원을 넘어 이익을 사회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조의 성과급 요구, 왜 여론은 싸늘할까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조합법 제1조는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이 법의 목적으로 명시한다. 법적으로 노동자 이익을 대변하는 노조가 자신들의 몫을 요구하는 건 타당하다. 그런데 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을까. 리얼미터가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9.3%가 노조 파업에 “무리한 요구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수십년간 교섭 경험을 쌓아온 노동 활동가들은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지나치게 정규직 이익에만 머물러 있다고 본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동조합은 본질적으로 노동자의 경제적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인 만큼 성과급 요구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면서도 “노동운동은 기업별 이익 요구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 울타리 밖 노동자들과 연대하면서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은 “초과 이윤은 정규직 노동자만 만든 것이 아니라 하청·비정규직·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함께 만든 결과”라며 “성과 배분 요구에서 이들에 대한 고려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비판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소장파 경제학자인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노조의 힘은 결국 연대와 대의명분에서 나온다”며 “노조는 조합원 간 연대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조직인데, 지금처럼 부문 간 차등 지급 요구가 나오면 내부 분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귀족노조’를 넘어…현대차노조엔 있고 삼전노조엔 없는 것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연합뉴스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연합뉴스

과거 현대차노조 등은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통해 고액 성과급과 주식을 받아 ‘귀족노조’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최근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사측을 향해 현대차그룹의 사용자성이 확인된 사내 하청노조와 교섭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현대중공업지부도 성과급을 받지 못한 하청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몫을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지엠지부 역시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비정규직지회 별도 요구안을 사측에 제출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금속노조라는 하나의 산업별노조에 속해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산별노조 안에서는 고연봉 정규직 노조의 조합비가 하청·특수고용 노동자의 조직화 지원과 투쟁에도 사용된다”며 “원청 정규직 노조가 자기 사업장만이 아니라 하청·특수고용 노동자 문제까지 함께 끌어안는 연대 구조가 형성돼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 노조는 아직 기업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TV·가전부문(DX) 직원을 적극 조직화했지만, 반도체 사업부(DS) 중심의 성과급 요구가 부각되면서 DX 인력이 주축인 동행노조가 최근 이탈했다.

김 소장은 “초기업노조라면 산업 전체 노동자와 비정규직까지 포괄하는 초기업적 연대를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은 기업별 노조의 이해관계에 머물러 있다”며 “노조가 ‘성과급 일부를 반도체 산업기금으로 낼 테니 회사도 추가 출연을 하라’는 식의 제안을 했다면 사회적 공감이 훨씬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도 “삼성 공급망 안에는 3만5000여명에 달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존재하지만 이들과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논의가 없다”며 “노조가 하청노동자와 연대해 직업병·산업재해 문제까지 함께 요구했다면 사회의 반응이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만의 이익인가”…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실종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756.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한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756.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한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비판이 노조에 집중되면서 정작 회사의 사회적 책임은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각종 공적 지원과 사회적 인프라 혜택 속에서 성장해온 만큼, 초과이윤 배분 역시 기업 차원의 책임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시총 11위에 올랐다.

정 교수는 “지금 논의는 기업 안에서 성과급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만 갇혀 있다”며 “삼성은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인프라 지원과 세제 감면, 주 52시간 특례 연장 등 각종 제도적 혜택을 받아왔다. 예외적인 수익이 발생했다면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 논의도 함께 나오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초과이윤을 단순히 기업 내부 성과급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사회 전체와 어떤 방식으로 공유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 교수도 “삼성전자가 반도체 세액공제 등 상당한 정책 지원을 받아온 만큼 협력업체와 공급망으로 과실이 흘러가도록 하는 동반성장 고민도 필요하다”며 “노사 모두 단기적인 몫 싸움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체 차원의 상생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과 정부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서 “삼성전자가 엄청난 성과를 만드는 과정에 함께한 협력·하청업체, 사내 비정규직에 대한 이야기는 왜 협상 테이블에 없느냐”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수많은 인프라와 협력기업, 국민연금과 소액주주가 연결돼 있다”며 “이익을 회사 내부 구성원들끼리만 나눠도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차원 중재’ 출구전략 제안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8일 경기지방고용노동청과 만나 면담한다. 다만 정부 개입에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정 교수는 “민간 기업 수익에 국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문제와 연결돼 쉽지 않다”고 말했다. 노사관계는 기본적으로 자율이 원칙이란 취지다.

지난해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가 강화된 점도 변수로 꼽힌다. 우 교수는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노조와 협상할 경우 이사들이 (배임 등) 법적 리스크를 지게 될 수 있다”며 “경영진으로서도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합의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삼성전자는 12만명이 일하는 국민기업인 만큼 사회적 파장이 크다”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나 사회적 대화 기구를 통해 비정규직·협력업체 이익 배분 문제까지 함께 논의하는 방식의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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