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빅테크’ 로고.
구글코리아가 과세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세금 취소 소송 2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9-1부(재판장 홍지영)는 7일 구글코리아가 역삼세무서장 등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징수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앞서 과세당국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구글코리아가 한국에서 번 광고 수익 1조5112억원 중 약 9751억원을 싱가포르 법인인 아시아태평양본부에 송금한 것을 소득으로 보고 법인세 등 약 1540억원을 부과했다. 구글코리아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1심에 이어 이번 항소심 법원도 구글코리아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23일과 28일 각각 메타 아일랜드 법인과 넷플릭스코리아에 부과된 법인세에 대해서도 취소 판결을 했다. 해외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세금 징수가 법원 앞에서 가로막히고 있는 것이다. 이들 판결의 핵심 취지는 빅테크들이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갖고 있지 않아 수익의 대부분을 과세 대상 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국제 세법상 외국 기업에 법인세를 부과하려면 해당국에 고정사업장이 있어야 한다. 빅테크들은 이런 허점을 이용해 고정사업장을 세율이 낮은 국가에 마련해놓고 이곳으로 수익을 이전해 세금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 등 빅테크들은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내는 세금은 푼돈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국재무관리학회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2023년 국내 매출을 3653억원이라 신고하고 법인세 155억원을 냈다. 하지만 광고 수익 등을 고려하면 실제 매출은 최대 12조1350억원으로 추정되고 이를 토대로 법인세를 계산하면 5180억원이 나온다. 같은 해 한국 최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가 9조6706억원의 수익을 신고해 4963억원의 법인세를 냈으니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도 묵과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빅테크들의 세금 회피에 대해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자국 내 온라인 매출에 직접 과세하는 ‘디지털서비스세’(구글세)를 도입했다. 한국도 기존 법인세 체제로는 빅테크에 대한 공정한 과세가 불가능한 만큼 별도의 과세 체계를 입법화해야 한다. 빅테크와 미국 정부의 반발 가능성이 있겠으나 이미 구글세를 시행하고 있는 유럽 등의 사례를 들어 미국에 과세의 타당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수익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의 기본 원칙에 외국 거대기업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