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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 5일 삼성화재 애니카 교통사고 조사원 정창연씨는 평소보다 한 시간 이른 오전 7시에 출근했다.

7일 애니카 교통사고 조사원 박모씨는 "한 달 100건 정도 나가던 출동 건수가 70~80건 수준으로 줄었다"며 "사고가 줄면 좋은 일이긴 한데 생계가 어려워지니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 캐롯 교통사고 조사원 A씨도 "사고가 줄면 수익도 바로 줄어든다"며 "평소보다 한 시간 더 일하거나 겸업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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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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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이긴 한데 생계가 어려워져서”···교통사고 줄었는데 ‘울상’인 사람들

입력 2026.05.08 06:00

수정 2026.05.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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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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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고직 프리랜서’ 교통사고 조사원

사고 건 따라 출동해 수수료로 수익

고유가에 차량 통행 줄며 사고도 ‘뚝’

‘자부담’ 출동 위한 차량 운행비는 증가

“노동자성 인정해 최소한도 보장을”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경기 성남시 대한송유관공사로 대형 탱크로리가 줄지어 오가고 있다. 문재원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경기 성남시 대한송유관공사로 대형 탱크로리가 줄지어 오가고 있다. 문재원 기자

지난 5일 삼성화재 애니카 교통사고 조사원 정창연씨(56)는 평소보다 한 시간 이른 오전 7시에 출근했다. 연휴 막바지라 교통량이 증가하는 시기였지만 오후 늦게까지 ‘교통사고 접수 알림’은 좀처럼 울리지 않았다. 하루 평균 5건 안팎이던 출동 요청은 이날 1건에 그쳤다. 정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유가가 오른 뒤 출동 건수가 20~30% 줄었다”고 말했다.

고유가 여파로 민간 교통사고 조사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교통사고 조사원 대부분은 보험사와 업무 대행 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직 형태의 프리랜서다. 기본급 없이 사고 접수 건에 따라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데, 고유가로 차량 운행이 전반적으로 줄면서 교통사고도 감소해 수입이 줄었다. 반면 업무 시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치솟은 유가 부담은 그대로 떠안고 있다.

교통사고 조사원들은 고유가로 인한 교통량 감소 여파를 현장에서 체감한다고 하소연한다. 7일 애니카 교통사고 조사원 박모씨는 “한 달 100건 정도 나가던 출동 건수가 70~80건 수준으로 줄었다”며 “사고가 줄면 좋은 일이긴 한데 생계가 어려워지니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화손해보험 캐롯 교통사고 조사원 A씨도 “사고가 줄면 수익도 바로 줄어든다”며 “평소보다 한 시간 더 일하거나 겸업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통계를 보면 중동전쟁 발발로 유가 상승이 본격화된 지난 2~3월 기간 중 서울 일평균 교통량은 감소세를 보였다. 전쟁 직전인 지난 2월24~26일 사이 교통량은 일일 820만대였다.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뒤인 지난 3월10~12일 사이 교통량은 일일 812만대로 줄었다.

최근 중동전쟁 장기화로 고유가가 이어지며 출퇴근 비용 절감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18일 서울 광화문역 이용객 모습. 문재원 기자

최근 중동전쟁 장기화로 고유가가 이어지며 출퇴근 비용 절감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18일 서울 광화문역 이용객 모습. 문재원 기자

일거리는 줄었지만 업무에 지출되는 비용 부담은 더 늘었다. 특수고용직인 교통사고 조사원은 차량 유류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정씨는 “사고 현장에 나가려면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데, 회사 지원이 없어 기름값을 전부 자비로 낸다”며 “예전에는 기름값이 한 달에 30만원 정도 들었는데 지금은 40만원 가까이 나온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 사고조사원 B씨는 “대기 시간도 대부분 차 안에서 보내는데, 기름값 부담 때문에 차 시동을 끄고 밖에서 기다릴 때가 많다”며 “개인 사업자 형태로 일하다 보니 (보험사 본사의) 유류비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사원들은 특수고용직도 노동자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박경재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삼성화재 애니카지부 사무국장은 “회사 이름이 적힌 옷을 입고 현장에 나가지만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안정한 특수고용 구조가 고유가 상황에서 더 큰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창연씨는 “특수고용직은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받으면 임금과 노동시간의 최소 기준이라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라 조사원들은 한동안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할 상황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전날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21.9% 올라 지난달 상승분(9.9%)과 비교할 때 가격이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정부는 이날 석유 최고가격을 2·3·4차에 이어 또다시 동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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