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데인스 미국 몬태나주 상원의원(왼쪽)이 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오는 14~15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미국의 초당파 의원단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고위 관계자와 잇따라 면담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정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 반면, 미국 측은 보잉 항공기 구매 등 경제적 성과를 얻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NBC뉴스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7일(현지시간) 스티브 데인스 미국 몬태나주 상원의원(공화당)이 이끄는 5인 대표단이 리창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을 면담했다고 보도했다.
데인스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이자, 워싱턴과 베이징의 신뢰를 받아온 비공식 중재자로 꼽힌다. SCMP는 데인스 의원이 1990년대 중국에서 6년간 P&G(프록터 앤 갬블) 임원으로 근무했으며, 2019년 미중 무역 갈등 국면에서도 비공식 중재자로 활동했다고 전했다.
미 의원단의 이번 방문은 중국 기술 생태계 견학을 명분으로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위기를 조율하는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중국 측 관계자들은 미 의원단을 만난 자리에서 대만 문제를 핵심 의제로 거론했다. 리 총리는 면담에서 “대만은 중국의 핵심 이익이자 미중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될 첫 번째 금지선”이라고 강조했다. 자오 상무위원장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고,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미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대하고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즈셩 대만 중앙경찰대학 교수는 NBC뉴스에 “정상회담 직전에 이토록 강경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대만에 관한 미국의 외교적 행동과 미중 관계를 명시적으로 연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데인스 의원은 경제적 기대감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왕 주임과의 면담에서 “미중 관계가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니라 디에스컬레이션(긴장 완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며 “양국에는 안정과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마지막 보잉 항공기 구매는 9년 전”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이 보잉 항공기 주문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번 정상회담의 기대치를 낮게 잡아야 한다고 소속 전문가들 의견을 모아 진단했다. 중국 전문가인 조너선 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지난 4일 “실질적 의제나 핵심 갈등에 대한 심층적 대화 없이 취약한 안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회담이 추가 합의의 시작점이 되는 게 아니라, 내리막길만 남은 미중관계의 정점이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