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정기 재심의 관리 필요 지적
“학교 자율성보다 역사교육 공공성 고려해야 ”
5·18기념재단이 5·18 역사 왜곡 도서 목록에 포함한 <역사로서의 5·18>(왼쪽)과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 도서 표지 갈무리
전국 학교 도서관 169곳이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한 도서 수백여권을 소장·열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기적인 재심의를 통한 논란 도서 점검 등 학교 도서관 장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18기념재단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공동 운영하는 학교 도서관 정보관리시스템 ‘독서로’를 통해 5·18 왜곡도서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국 169개 학교 도서관이 5·18 역사 왜곡도서 331권을 비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재단은 이번 왜곡도서 목록을 총 45종으로 분류했는데, 이중 김대령 <역사로서의 5·18>이 11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책은 5·18민주화운동 참여자를 무장봉기 주동자로 지칭하고 당시 전개 과정을 왜곡한 것으로 재단은 분석했다.
학교 도서관에는 북한군 침투설 등을 담은 지만원 <12.12와 5·18>도 있었으며, 5·18 발생 원인을 유언비어로 설명하고 진압 책임을 부정한 <노태우 회고록 상> 등도 있었다. 보수단체 리박스쿨의 협력단체인 대한민국교원조합이 낸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도 있었다. 이 책은 지난해 국회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됐음에도 전국 학교 36곳에서 38건이 확인됐다.
북한 특수군 개입설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북한 결탁설 등을 담은 <보랏빛 호수>도 학교 도서관에 남아 있었다. 이 책은 관련 재판에서 허위 사실이 판명된 도서다.
5·18민주화운동 왜곡도서를 소장한 학교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13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66건, 부산 39건 등의 순이었다. 단일 학교로는 부산에 있는 한 고등학교가 5·18 왜곡도서를 5종 21권 소장하고 있었다. 이 학교는 2024년 10월24일 같은 도서 14권을 한꺼번에 등록한 것으로, 재단은 장서 유입 경위에 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번 조사 결과가 학교도서관 장서 관리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학교 자율성과 지적 자유를 이유로 교육청이 직접 개입할 수 없다보니 왜곡 논란 도서가 학교 장서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재단은 정기적 전문 재심의 체계 마련을 통한 논란 도서 점검, 교육청과 학교 간 명확한 역할 분담을 통한 후속 점검과 관리 책임 강화 등을 촉구했다.
재단은 이달 중 전국 공공도서관을 대상으로 추가 전수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윤목현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학교도서관은 교육기관의 일부인 만큼 역사교육의 공공성과 국가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더욱 엄격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이 제작한 ‘우리 동네 도서관을 지켜라’ 캠페인 포스터. 5·18기념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