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상호 봉쇄 속 ‘위협’ 공방
‘중재국’ 카타르 LNG 선박은 통과
러시아는 카스피해 통해 우회 교역
벌크 화물선 HMM 나무호가 폭발·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지난 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항 수리조선소에 접안해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며 선박 통항도 멈춰섰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상호 봉쇄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지난 6일 이후 최소 6척의 화물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지만 유조선은 단 한 척도 지나가지 못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날도 공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위협 발언을 이어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유조선과 상선에 대한 어떤 공격이 가해지더라도 이는 지역 내 미국 거점과 적의 선박에 대한 강력한 보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란 해군’이라는 단어와 함선들이 가라앉은 이미지를 게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달 13일 이후 상선 58척의 항로를 변경시키고 4척을 운항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이날 엑스를 통해 발표했다.
IRGC는 전날 오만만에서 특수 작전을 벌여 유조선 ‘오션코이’호를 나포했다고 주장했다. 오션코이호는 지난해 11월 ‘진리’호로 이름을 바꿨으며 바베이도스 깃발을 달고 항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유조선 나포는 이날 새벽 미군이 이란 항구 진입을 시도하던 유조선 두 척을 무력화했다고 발표한 후 이뤄졌다. 이란군이 이번 미국과의 전쟁 국면에서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 통제를 위한 경량급 잠수함을 배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란과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현재 걸프만에 약 1600척의 선박이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카타르 국적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알 카라이티야트’가 10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번 종전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파키스탄에 대한 신뢰 구축 차원에서 이란이 이 선박의 통행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 카라이티야트가 호르무즈 해협을 건너면서 지난 2월28일 전쟁 발발 이후 카타르 LNG 운반선이 이 해협을 처음으로 통과했다.
러시아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카스피해를 이란과 무역에서 대체 항로로 활용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 관리들은 러시아가 카스피해를 통해 이란에 무인기(드론)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과 옥수수 등도 카스피해를 통해 이란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