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두위봉 주목
우리나라에 살아 있는 나무 가운데 가장 오래된 나무로는 ‘정선 두위봉 주목’을 먼저 꼽는다. 물론 더 오래됐다고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나무들도 꽤 있지만 공식적으로 나이를 확인한 나무로는 가장 오래됐다.
정선 두위봉 북사면 1340m 고지에 이뤄진 주목 군락지의 비조목이라 할 만한 이 나무가 살아온 세월은 1400년이다. 서기 600년 즈음, 태백산을 넘어 강원도 정선 지역에서 절터를 톺아가던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새싹을 내밀어 지금까지 꼿꼿하게 자리를 지켜온 큰 나무다.
정선 두위봉 주목은 긴 세월 동안 사람의 눈에 띄지 않았다. 나무의 가치가 알려진 건 1990년 후반 산림청 동부지방산림관리청에 의해서였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은 이 주목의 나이를 정밀 조사했고, 2002년 국가유산청에서는 이 나무를 바로 곁에 있는 두 그루의 주목과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세 그루 중 가장 오래된 나무는 가운데 서 있는 나무인데, 다른 두 그루의 주목도 얼핏 봐서는 나무 나이에서나 규모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임업연구원은 아래쪽 나무가 1100년, 위쪽 나무가 1200년 정도 됐다고 했다. 미미한 차이로 느껴지지만, 무려 300년이나 되는 긴 세월의 차이다.
1400년 된 주목의 줄기는 비틀리고 꼬이면서 치솟아 올랐는데, 줄기 가운데는 오래전에 썩어서 커다란 공동이 생겼고, 그 자리에는 외과수술로 메운 충전재가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세월의 풍진에 찢기고 뚫리면서 생명을 지탱해온 줄기의 둘레는 4.36m다. 주목으로서는 무척 굵은 규모다. 나무는 17m까지 솟아오르며 주목 특유의 아름다움을 다듬어냈다. 산봉우리에서 거센 비바람과 눈보라를 다 이겨내며 마침내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건강한 주목이 된 것이다.
특별한 외부 충격이 있지 않다면 적어도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은 죽지 않을 듯 지금도 건강한 상태다. 오래 지켜야 할 우리나라 최고의 자연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