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문 닫고 부동산 거래 감소
해협 봉쇄 후 자금 조달도 차질
“석유·비석유 부문 장기적 타격”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의존형 산업 구조 탈피를 추진해온 걸프 국가들의 경제발전 프로젝트가 장기적으로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미·이란 전쟁으로 세계적 금융 중심지이자 관광 허브, 기술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걸프국들의 장기 경제전망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관광업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세계관광여행협의회에 따르면 개전 이후 몇주 동안 중동 지역 관광 산업은 하루 최소 6억달러(약 8824억원) 손실을 봤다. 대표적 관광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등에서는 한때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호텔과 식당들이 폐업하고 있다.
역내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걸프국들에 사무실을 둔 금융회사들 사이엔 사업 확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란 공습으로 걸프 지역 부동산 수요도 감소하는 추세다. 걸프국들의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현지 체류를 재고하면서 부동산 산업이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산업을 주축으로 성장해온 걸프국들은 기존 국가 수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6년 발표된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은 석유 의존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신도시 건설, 관광 및 제조업 확대 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다. UAE는 과학기술 분야 교육 및 산업 확장을 목표로 설정한 ‘센터니얼 2071’을 2017년 발표한 바 있다. 카타르와 쿠웨이트도 각각 ‘국가 비전 2030’, ‘신쿠웨이트 비전 2035’를 추진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석유 수송이 막히면서 국가 비전 사업에 필요한 자금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우회 송유관을 가지고 있지 않은 바레인, 쿠웨이트는 매달 수십억달러에 달한 에너지 산업 관련 수입이 끊겼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보다 2.8%포인트 하향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그 여파가 오랫동안 걸프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칠 것이라고 봤다. 중동국제문제협의회 선임연구원인 프레데릭 슈나이더는 “석유와 비석유 부문 모두 똑같이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장기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WP에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이날도 걸프 국가에서 드론 공격이 이어졌다. 카타르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카타르 해역에서 드론이 화물선을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다. 쿠웨이트 국방부는 이날 자국 영공에서 “다수의 적대적 드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UAE는 이란에서 발사한 드론 2대를 요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