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을 착용한 사람들이 11일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앞바다에 입항한 MV 혼디우스호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대서양 항해 중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에서 하선해 자국으로 돌아간 승객 중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각국은 귀국자 격리 조치 등 방역에 돌입했다.
로이터·AFP·AP 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 앞바다에 있던 MV 혼디우스호가 11일(현지시간) 저녁 강풍으로 인해 부두에 댄 상태로 마지막 승객인 호주인 4명과 호주 거주 영국인, 뉴질랜드인 1명 등 6명이 하선했다.
이들은 당초 호주행 항공편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네덜란드로 행선지가 변경됐다. 승무원 19명과 의료진 3명도 하선해 별도 항공편으로 네덜란드로 향한다.
이에 따라 이틀간 20여 개국 출신 122명이 하선을 완료했다. 승객들이 하선을 마치면서 나머지 승무원 26명이 탄 혼디우스 호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향해 출발했다. 지난달 1일 아르헨티나 첫 출항 이후 40일 만이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일 발표 이후 한타바이러스 확진자가 2명 늘어 총 7명이 됐다고 밝혔다. 전날 프랑스로 귀국한 프랑스 승객은 항공기에서 증상이 발현됐고 밤사이 증세가 악화했다고 스테파니 리스트 프랑스 보건장관이 말했다.
미국 보건 당국도 미국인 승객 한 명이 다른 승객들과 함께 네브래스카로 이동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무증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스페인 보건부는 이 미국인 승객의 다른 샘플을 다른 실험실에서 검사했는데 결과가 분명하게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스페인 보건부는 격리 조치 중인 자국민 14명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1명이 한타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승객은 무증상이고, 나머지 13명은 음성이었다. 스페인 보건부는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CNN 방송에 “한타바이러스 또는 안데스 변종의 잠복기가 6∼8주이므로 더 많은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가능한 한 작은 수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모니카 가르시아 스페인 보건 장관은 엑스에 “혼디우스 호에서 나온 한타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적 분석 결과, 이미 알려진 안데스 변종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관련 변이는 없었다”고 밝혔다. 안데스 변종은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서 발견되는 변종이며 사람 간 감염이 가능하지만, 밀접하고 장기적 접촉이 있는 경우로 제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1일 혼디우스 호가 아르헨티나에서 출항한 이후 사망자는 3명이 나왔다. 그중 두 명은 선박 안에서, 한 명은 하선 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동했다가 사망했다. 첫 번째 사망자는 검사 전에 사망해 확진 사례로 기록돼 있지 않다.
지난달 14일 하선해 남대서양의 외딴섬 트리스탄다쿠냐의 집으로 돌아간 영국인 남성 1명도 의심 환자다. 영국 국방부는 이 남성의 의료 지원을 위해 비행장이 없는 이 섬에 공수부대와 군의관을 투입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 선박의 선장 얀 도브로고프스키는 운항사 오션와이드 익스페디션스를 통해 낸 영상 메시지에서 “승객과 승무원들이 한결같이 서로를 보살피고 단결하며 강인함을 보여줬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크루즈선 탑승자들이 속속 귀국하면서 각국은 자가격리 등 방역 조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