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UAE, 이란 직접 공격 감행” 보도
UAE, 개전 후 미사일 등으로 부동산·관광 직격타
공격 의혹 답변 안했지만 ‘군사 개입 의지’
전쟁 참여국 늘어나며 중동 정세 긴장 고조
지난달 8일 이란 남부 라반에 위치한 정유시설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을 감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은 UAE가 경제력과 영향력을 보호하기 위해 무력 대응에 나설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UAE가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UAE는 지난달 초 이란 남부 라반섬의 정유 시설을 공격했다. 당시 대형 화재가 발생했으며 시설 상당 부분이 파손돼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격은 이란과 미국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한 지난달 7일 이후 발생했다.
이란은 당시 정유 시설이 “적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UAE와 쿠웨이트에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보복 공격을 가했다.
미국은 당시 휴전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해당 공격에 관해 불쾌해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UAE 등 걸프 국가들의 참전을 반기는 분위기였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UAE가 대이란 전쟁에 개입하고 있다는 정황들이 거듭 포착됐다. 지난 3월 중순 이란 상공에서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전투기가 촬영되기도 했다. 이 전투기는 UAE가 사용하는 프랑스산 전투기 미라주와 중국산 윙롱 드론으로 추정됐다.
지난달 4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 상공에서 격추된 드론이 UAE 혹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이 지역 내 여러 주체가 미국의 대이란 작전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H A 헬리어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자국을 공격한 이후 UAE는 지역 정세가 극적으로 변했다고 보고 있다”며 “UAE가 이란 공습 사실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전쟁 초기부터 걸프 지역 여러 국가가 전쟁에 적극 개입하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으로 보였다”고 분석했다.
UAE는 미라주 전투기와 F-16 전투기, 공중급유기, 지휘 통제기, 정찰 드론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수한 공군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UAE는 이번 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 중 하나다. UAE는 개전 이후 2800발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이스라엘이 받은 공격보다 많은 수치다. 또한 전쟁의 여파로 UAE의 관광 및 부동산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분쟁이 끝난 후에도 UAE 등 걸프 국가들의 경제적 피해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UAE는 라반섬 정유 시설 공격 의혹에 관한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지만 “적대 행위에 관해 대응할 권리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전문가들은 UAE가 군사 개입 의지를 더욱 분명히 드러내면서 역내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다고 짚었다. 중동 분석가인 디나 에스판디아리는 “걸프 국가가 전쟁 당사자로서 이란을 직접 공격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이제 이란은 종전을 위해 중재에 나선 다른 걸프 국가들과 UAE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려 할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