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에 “추가 인력 수용 어렵다” 통보
노조 “휴업 시작되자마자 등에 칼 꽂아
이중취업 제한 풀어 생계 대책 마련하라”
홈플러스가 노동조합에 보낸 공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제공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37개 매장 영업을 잠정 중단하면서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은 다른 매장으로 전환 배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영업 중단 하루 만에 이를 뒤집은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날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현재 휴업을 진행하지 않는 점포들 역시 매출이 전년 대비 70% 이상 감소한 상황”이라며 “상품 납품이 현저하게 개선되지 않는 한 추가 인력을 수용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이에 따라 37개 휴업 점포 직원에 대한 타 매장 전환 배치는 휴업 기간 동안 시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홈플러스는 ‘휴업 기간 종료 후 영업 재개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대내외 여건상 유동성 자금 투입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 시점에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노조에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 8일 “5월10일부터 7월3일까지 전체 104개 대형마트 매장 중 기여도가 낮은 37개 매장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나머지 67개 매장을 중심으로 집중 운영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오는 7월3일은 법원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으로 정한 날이다. 그러면서 “영업이 중단되는 37개 점포 직원들에게는 평균임금의 70%인 휴업수당이 지급되며,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은 영업을 지속하는 다른 매장으로 전환 배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대다수 직원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어 휴업수당으로 받을 수 있는 돈은 월 140만원 수준이다. 노조는 “회사가 전환 배치 약속을 철회하고 이중취업까지 원천 봉쇄하면서 직원들은 생계를 위해 퇴직 후 실업급여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라며 “극심한 생활고를 겪는 휴업 점포 직원들을 위해 취업규칙에 명시된 ‘이중취업 금지조항’ 예외 적용 등 실질적인 생계 보장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휴업 전날까지도 전환 배치를 약속하며 직원들을 안심시키더니 휴업이 시작되자마자 등에 칼을 꽂았다”며 “2만 노동자의 생계를 담보로 한 즉흥적이고 무능한 경영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경영 실패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며 “정부는 투기자본의 사기극을 방관하지 말고, 객관적인 제3자 관리인 선임 등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이날 “영업을 지속하는 67개 점포도 상품 부족으로 인해 고객이 급감하면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기에 지금 바로 영업 중단 점포의 인력을 전환 배치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 조달되고 이를 바탕으로 집중 운영을 통해 67개 점포의 영업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면 전환배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