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출마한 조정식(왼쪽부터)·김태년·박지원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를 선출한다. 11~12일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20%)와 당일 의원 현장 투표(80%) 결과를 합산해 최다 득표자가 후보로 선출된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 후보의 본회의 찬반 투표를 거쳐 확정되고,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으니 기실 국회의장을 뽑는 셈이다. 그런데 후보들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충성하겠다’거나 ‘협치보다 속도를 앞세우겠다’는 식의 발언 일색이어서 후반기 국회 운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지원 후보(5선)는 12일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듯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살릴 수 있도록 열심히 충성스럽게 일할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조정식 후보(6선)는 얼마 전 언론 인터뷰에서 “협치보다 속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태년 후보(5선)는 “상임위원장이 회의를 열지 않으면 다른 교섭단체 소속 간사가 위원장 직무대행이 돼 회의를 열 수 있게 하고, 해당 상임위 위원 과반 찬성으로 위원장을 교체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해놨다”고 했다.
여당 소속인 후보들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고 하는 것 자체를 탓할 건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협치에 대한 노력이나 국회의 독립성에 대한 소신과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국회를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원 기관쯤으로 비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는 제대로 된 개혁도 이루기 어렵다. 예컨대 세 후보 모두 개헌 추진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협치를 포기하면서 무슨 수로 야당을 동참시켜 개헌을 하겠다는 건가.
이들이 당파적 발언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건 민주당이 국회의장 후보 선출에 권리당원 의사를 반영하기로 할 때부터 예견됐다. 여야 협치, 국회의 독립성, 중립적 국회 운영과 같은 걸로는 당원들 마음을 얻기 힘들다. 그런 와중에 이 대통령이 지난 11일 권리당원 투표를 두 시간 남짓 앞두고 엑스에 선호투표제를 설명하는 글을 올리면서 조 후보에게 1순위 투표를 인증한 당원의 게시물을 함께 공유해 ‘명심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는 “선호투표제에 대한 제도 설명 글일 뿐 특정 후보에 관련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조 후보가 직전까지 이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냈으니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삼권분립 핵심축인 입법부 수장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하부기관 대표를 뽑는 거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