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조정기일이 열렸다. 노 관장이 SK그룹 주식 재산 분할에서 자신의 기여분을 얼마까지 인정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는 13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조정 절차를 1시간여 동안 진행한 뒤, 다음 조정 절차를 한 차례 더 잡기로 했다.
노 관장을 대리하는 이상원 변호사는 “조정 불성립은 아니다”라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최 회장이 출석할 수 있는 날로 다음 조정기일을 잡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 측 소송대리인 이재근 변호사는 “쟁점이 좁혀졌다기보다는 각자 입장을 다시 얘기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날 노 관장은 대리인들과 함께 직접 법정에 나왔다. 노 관장은 ‘SK 주식이 3배 넘게 올랐는데 주식 상승분도 분할 재산에 반영돼야 한다고 보느냐’, ‘가사 기여도는 어떻게 주장할 것인가’라는 취재원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최 회장 측은 대리인만 법정에 출석했다.
앞서 재판부는 파기환송심을 지난해 10월 배당받은 뒤, 지난 1월 준비절차 없이 곧바로 변론에 들어갔다. 재판부는 첫 변론에서 신속하게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재판부는 지난달 17일 조정회부 결정을 내리고, 이날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조정은 재판부가 판결로 결론을 내리기 전 양측 합의를 시도하는 절차다. 양측이 재산 분할 대상과 노 관장의 기여도 등을 다투고 있어, 입장 차를 좁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재판부는 양측에 조정 과정에서 협의하는 사안에 대해 비밀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고, 양측도 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기환송심 쟁점은 최 회장이 소유한 SK 지배주식에서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기여도를 얼마나 산정해 덜어낼지다. 이는 대법원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두 사람의 이혼은 확정했으나 재산 분할 부분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라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다만 이혼과 최 회장 측이 지급해야 할 위자료 20억원은 확정됐다.
당시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과거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설령 SK 그룹 성장에 기여했더라도, 불법성이 있어 보호할 수 없다고 보고 노 관장 측 분할 재산에서 이 부분을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노 관장은 SK 주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기여도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자신이 가사·양육을 통해 기여한 부분을 최대한으로 늘려야 하는 입장이다.
최근 SK 주가가 크게 뛴 점도 변수가 됐다. 재산분할액을 정할 때 SK 주가의 기준 시점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산분할 대상 재산 가액은 사실심 변론 종결일을 기준으로 한다. 이 시점을 2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로 볼지, 이번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로 볼지에 따라 분할 액수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SK 주가는 2심 변론이 종결된 2024년 4월 1주당 16만원 정도였으나 최근 50만원대로 오른 상태다. 분할 재산을 SK 주식으로 지급할지, 현금으로 지급할지도 양측이 합의해야 한다. 다만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이 부부 공동재산인지 원점부터 다투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