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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심사위원장’ 박찬욱 “한국은 더 이상 영화계 변방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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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칸 국제영화제의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12일 79회를 맞은 영화제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가끔만 한국 영화가 소개되는 형편이었다"는 그는 "불과 20년밖에 흐르지 않았는데 그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은 더 이상 영화의 변방 국가가 아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영화가 잘 되어서 중심에 진입했다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며 "영화의 중심 자체가 확장되어 이제 더 많은 나라, 더 다양한 영화들을 포용할 수 있게 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 제가 심사위원장을 맡게 되기도 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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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심사위원장’ 박찬욱 “한국은 더 이상 영화계 변방 아냐”

입력 2026.05.13 13:20

  •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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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개막식 전 포토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개막식 전 포토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칸 국제영화제의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12일(현지시간) 79회를 맞은 영화제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순수한 관객의 눈으로 영화를 볼 작정을 하고 왔습니다. 아무런 편견 없이 설레는 마음만 가지고, 나를 놀라게 할 영화가 무엇인지 기다리는 마음으로 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 관람이 끝나고 나서 심사 회의를 할 때는 영화에 대한 뚜렷한 견해와 (영화의) 역사를 아는 전문가로서 평가하려고 합니다.”

이날 개막식을 앞두고 프랑스 칸에서 열린 심사위원단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이 심사에 임하는 마음을 밝혔다. 기자회견 내내 그는 한국말로 답했다. 박 감독의 양옆에는 왼쪽에 배우 데미 무어와 스텔란 스카스가드, 오른쪽으로는 클로이 자오 감독과 각본가 폴 래버티 등 심사위원 8명이 함께했다. <노매드랜드>, <햄넷>를 연출한 자오 감독은 “오랫동안 동경한 박 감독이 함께한다는 것을 듣고 기뻤다. 일종의 ‘마스터클래스’(거장에게 배우는 시간)에 참여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과 8명의 심사위원들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과 8명의 심사위원들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박 감독은 심사위원장 자리를 제안받고 “5분쯤 고민했다”고 했다. “심사위원을 해 본 적 있기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라는 걸 잘 알아서”였다. 박 감독은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심사위원장이던 2017년 경쟁 부문 심사위원을 맡았다.

그는 “칸 영화제에서 여러 번 경쟁 상영도 하고 상도 여러 번 받고 많은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봉사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수락 이유를 밝혔다.

‘깐느 박’이라는 별명처럼 박 감독과 칸 영화제의 인연은 두텁다. 2004년 <올드보이>로 2등 작품상으로 여겨지는 심사위원대상(Grand Prix)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12일(현지시간)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과 클로이 자오 감독. AFP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과 클로이 자오 감독. AFP 연합뉴스

박 감독은 처음 칸 영화제를 찾았던 2004년과 현재를 비교했다. “그때(2004년)만 해도 가끔만 한국 영화가 소개되는 형편이었다”는 그는 “불과 20년밖에 흐르지 않았는데 그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은 더 이상 영화의 변방 국가가 아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영화가 잘 되어서 (영화의) 중심에 진입했다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며 “영화의 중심 자체가 확장되어 이제 더 많은 나라, 더 다양한 영화들을 포용할 수 있게 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 제가 심사위원장을 맡게 되기도 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 영화 ‘차세대 감독’으로 꼽히는 나홍진, 연상호, 정주리 감독 등의 영화가 올해 영화제에 초청된 것에 그는 “좋은 영화로 기대되는 영화들이 초대돼 다행”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한국 영화에 더 점수를 주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감독의 10년 만의 신작 <호프>는 경쟁 부문에서 다른 21개 영화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합한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12일(현지시간) 열린 개막식에서 개막작 <디 일렉트릭 키스>를 소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12일(현지시간) 열린 개막식에서 개막작 <디 일렉트릭 키스>를 소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이란 전쟁, 가자지구 제노사이드 등 국제적 폭력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열리는 축제에 “영화와 정치를 분리할 수 있냐”는 질문이 거듭 나왔다. 앞서 지난 2월 열린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이었던 빔 벤더스 감독이 가자지구와 관련된 질문에 “영화는 정치의 반대말” “영화는 정치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 영화계의 비판을 받았던 바다.

박 감독은 “정치와 예술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정치와 예술을 대립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며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고 해서 예술의 적이라고 인식되어서도, 정치적으로 경청할 만한 주장을 담지 않는다고 해서 그런 영화를 배제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훌륭한 주장이어도 예술적으로 탁월하게 성취되지 않는다면 그건 프로파간다(선전)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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