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미국프로농구(NBA) 브루클린 네츠 소속 제이슨 콜린스 선수가 ‘98번’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참여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현역 시절 성소수자임을 공개한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제이슨 콜린스가 12일(현지시간)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47세.
콜린스의 가족은 이날 NBA를 통해 발표된 성명에서 “콜린스가 교모세포종에 맞서 용감히 싸운 끝에 세상을 떠났다”며 “지난 8개월 동안 주신 사랑과 기도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콜린스는 지난해 말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4기 진단을 받았다.
아담 실버 NBA 커미셔너는 추모 성명을 내고 “콜린스는 13년간의 NBA 선수 생활 내내 뛰어난 리더십과 프로 의식을 보여줬다”며 “장벽을 허문 인물로 기억될 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정의하고 수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준 따뜻함과 인간미로도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1978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콜린스는 2001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8번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단했다. 2m가 넘는 큰 키로 브루클린 네츠 등 6개 팀에서 센터 포지션을 맡았다. 그는 NBA 통산 평균 3.6득점, 3.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개인 최고 시즌이었던 2004~2005시즌에는 평균 6.4득점, 6.1리바운드의 기록을 올렸다.
콜린스는 2013년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기고문에서 “저는 34살의 NBA 센터입니다. 저는 흑인이며 동성애자입니다”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 초기 동성애자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면서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지만,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메이저 프로 스포츠팀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인 선수가 커밍아웃한 것은 콜린스가 처음이었다. 미국 남성 스포츠계에서는 오랫동안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2013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 인디애나 페이서와 보스턴 셀틱스의 경기 도중 제이슨 콜린스(가운데)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이후 콜린스는 성소수자 권리 증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자신의 등 번호 ‘98번’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살해당한 대학생 매튜 셰퍼드가 숨진 1998년을 뜻한다고 밝혔다. 이후 그의 유니폼은 큰 인기를 끌었고, 판매 및 경매 수익금은 성소수자 인권 단체인 매튜 셰퍼드 재단과 글리슨 등에 기부됐다.
이듬해인 2014년 콜린스는 13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했다. 이후로도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NBA 케어스’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NBA 신인 선수들과 만나 포용과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영화 프로듀서인 브런슨 그린과 결혼했고, 성소수자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농구 클리닉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해 말 콜린스는 ESPN 기고문을 통해 뇌암 투병 사실을 알렸다. 그는 지난 6일 ‘빌 월턴 글로벌 챔피언상’ 초대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리 수상한 그의 쌍둥이 형제이자 전 NBA 선수인 재런 콜린스는 “형은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용감하고 강인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전미농구선수협회는 “콜린스의 용기는 장벽을 허물었고, LGBTQ+ 공동체의 세계적 희망이 됐다”며 “여러 세대에 울림을 줄 용기와 포용의 유산을 남긴 선구자를 기린다”고 애도했다.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현역 시절 성소수자임을 공개한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제이슨 콜린스가 12일(현지시간) 암 투병 끝에 47세 나이로 별세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