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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밥 나눔

입력 2026.05.13 20:10

[임의진의 시골편지]주먹밥 나눔

어떤 영화 탓에 ‘밥은 먹고 다니냐’는 인사말이 유행이었지. 이 동네도 보통 인사가 “진지 자셨재라” “밥은 무거부렀냐잉” 그런다. 경상도에선 “밥 잡샀는겨” 엄니가 백수 아들내미에게 밥상을 봐와선 “문디 자스가. 아나 여있다” 함시롱 코앞에 들이밀겠지. 암만 미워도 내 자슥 아이가. 광주에선 오월이면 주먹밥 잔치가 열린다. 오월 그날을 기억하면서. 나도 후배가 도시락 배달회사를 하는데 행사용으로 100인분 주먹밥 세트를 주문했어. 최고로 맛난 주먹밥을 맹글어달라 했덩만, 샐러드까지 한핀짝(곁)에 놓고 우와 멋져버려. 경상도에서 온 미술관 친구가 있는데, 분명히 “깔롱직이네” 그러겠지. 때깔이 멋지네 뭐 그런 뜻.

어머니는 팥도 넣고 찰밥을 가끔 해서 김에 말아 건네시곤 했다. ‘김말이 찰밥’이라 해야 하나. 길쭉해서 형태로는 주먹밥이 아니지만, 갉아먹다 보면 맨 나중엔 주먹밥이 된다. 배가 불러 더는 못 먹겠고 그러면 누렁이가 그 틈을 기다리다 낑낑대며 발가락을 부지런히 핥기 시작. 주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정성스럽게 핥으면서 쳐다보는 눈엔 눈물마저 아롱다롱. “우알라능교?” 묻는 거 같았지. “아따 쌔(혀)가 빠진다. 줘부러라. 짠허다잉.” 누이가 저는 다 쳐묵고 트림을 하면서 토를 단다. 한들한들 봄꽃들이 바람에 눕는 오월 하루, 상처가 찌르는 듯 아픈 오월에 ‘아리다’를 ‘애리다’ 좀 뉘여서 말하며 속창시가 애린 사람들이 주먹밥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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