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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돈 없을 것 같아서”···‘네팔 치매 노모’ 비자 변경 거절한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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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귀화 한국인 김유나씨가 네팔에 있는 어머니 다야요 초호점 라마씨의 치매를 알게 된 건 2년 전이다.

법무부도 지난 11일 라마씨의 체류자격 불허 사유를 묻는 경향신문 질의에 "외국인이 국내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는 행위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취지에 따라 외국인 환자가 자기 부담으로 의료비를 충당할 수 있는 재정 능력을 핵심 요건으로 심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외화 유입을 통해 경제 활성화가 비자의 목적인데, 라마씨는 재정 능력이 부족해 보여 불허했다는 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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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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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돈 없을 것 같아서”···‘네팔 치매 노모’ 비자 변경 거절한 법무부

입력 2026.05.14 06:00

수정 2026.05.1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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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홍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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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씨의 체류자격 신청서. 김유나씨 제공

라마씨의 체류자격 신청서. 김유나씨 제공

귀화 한국인 김유나씨가 네팔에 있는 어머니 다야요 초호점 라마씨(86)의 치매를 알게 된 건 2년 전이다. 병세가 악화되면서 김씨가 간병하지 않으면 라마씨씨는 네팔에서 고독사하게 될 터였다. 지난해 12월, 김씨는 어머니를 한국에 모셨다.

1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지난달 27일 라마씨에게 한국에 더는 머물 수 없다고 통보했다.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세종로출장소가 단기방문(C-3) 비자를 외국인 환자(G-1-10) 비자로 변경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다.

체류자격 변경 불허결정 통지서. 김유나씨 제공

체류자격 변경 불허결정 통지서. 김유나씨 제공

라마씨가 체류변경을 신청할 때 매뉴얼에는 신청서, 여권, 사진, 의료소견서와 함께 비용 조달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하다고 명시돼 있었다. 정확히 얼마가 필요한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이에 김씨는 자신이 어머니의 의료비를 부담할 경제 능력이 있다는 점을 입증할 자료를 출장소에 제출했다. 김씨는 2007년부터 숙박업소를 청소하며 모은 현금 1000여만원을 치료비로 쓰겠다고 잔고증명서를 냈다. 고정된 주거지와 직장이 있다는 점과 주택 보증금도 인증했다. 세금으로 외국인인 어머니 치료를 한다는 오해를 받을까 어머니가 건강보험을 취득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도 작성했다.

그러나 출장소는 라마씨의 체류변경 불허를 통보하면서 라마씨가 비자를 “장기체류의 방편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국내 체류 중인 가족에 재정 능력을 의존”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라마씨가 재정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두 문장 외에 추가 설명은 없었다. 법무부도 지난 11일 라마씨의 체류자격 불허 사유를 묻는 경향신문 질의에 “외국인이 국내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는 행위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취지에 따라 외국인 환자가 자기 부담으로 의료비를 충당할 수 있는 재정 능력을 핵심 요건으로 심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외화 유입을 통해 경제 활성화가 비자의 목적인데, 라마씨는 재정 능력이 부족해 보여 불허했다는 취지이다.

김씨는 어머니의 체류변경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자산 액수와 추가 입증에 필요한 자료 등 명확한 기준을 알 수 없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한다. 또 라마씨처럼 단기방문 비자 소지자는 국내에서 계좌를 개설할 수 없어 제도에 허점이 있다고 본다. 외국인에 국내에서 계좌를 개설하려면 외국인등록증이 필요한데, 단기방문 비자 소지자는 외국인등록증이 발급되지 않는다. 김씨는 “체류변경 불허 후에도 출장소를 3번 찾았는데 안 된다고만 말할 뿐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했다”며 “답답한 마음에 그 자리에서 울어버렸다”고 말했다.

또 라마씨의 체류변경은 인도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현 공익법단체 두루 변호사는 “사례를 모은 결정집 같은 것이라도 공개돼 있으면 당사자들이 참고할 수 있을 텐데 판단 기준이 숨겨져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G1 비자는 인도적 취지의 비자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를 의료관광의 맥락으로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김씨와 비슷한 사례에서 체류 자격을 주지 않은 것은 가족 결합권 침해고 인권침해라고 판단한 일도 있다”고 했다.

이제 와 ‘인도적 체류 허가’ 고민하겠다는 법무부

취재가 시작되자 법무부는 지난 11일 라마씨 사례를 ‘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 협의회(협의회)’에 직권으로 상정해 인도적 체류 허가가 가능한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법무부 산하의 민관합동 심의기구로, 인도적 사유가 있는 외국인에 대한 체류자격 변경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할 수 있다.

일러스트 | 제미나이

일러스트 | 제미나이

지난 3월 기준 최근 5년간 협의회에 상정된 사례는 총 147회였다. 이 가운데 출입국관리 공무원이 직접 인지해 상정한 게 135건으로 92%에 달했다. 당사자가 직접 신고한 사례는 12건뿐이다.

법무부는 지난 3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외국인과 동포의 권익 보호’를 위해 협의회의 신고 접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상설 창구 마련을 지시했고 실제 개설됐다. 그러나 외국인 대부분이 협의회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변호사는 “협의회에서 체류자격 변경을 다퉈볼 수 있다는 사실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변호사들도 잘 모르는 사실”이라고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막 도입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서 “그래도 창구 설치 이후에 개인 신청 건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협의회 상정 절차 안내를 의무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런 것들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씨는 “한국에서 이주민 지원을 잘 해줘서 아이들도 잘 키우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면서 “그런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너무 답답하고 눈물이 났다. 제 손으로 어머니를 살릴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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