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미끼문자. 서울경찰청 제공.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목적으로 발신 번호를 바꿔주거나 미끼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한 업체 대표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보이스피싱 조직 의뢰를 받아 발신 번호를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조작해주거나 미끼 문자를 전송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로 19개 업체를 적발해 39명을 검거하고, 이 중 업체 대표 A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 수사 결과, 문자 발송업체 대표인 A씨는 피싱 조직에서 카드 결제 사칭, 구인·구직 사칭 등 미끼 문자를 발송해 범행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문자 발송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업체를 비롯해 적발된 18개 문자 발송업체에서 2025년 1월~2026년 3월 발송한 미끼 문자는 약 5억80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른 피해 금액은 약 86억원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한 통신사 관리자인 B씨는 피싱 조직에 통신사 관리 계정을 제공하고, 이들이 통신망에 원격 접속해 발신 번호를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바꿀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업체를 통해 발송된 금융기관 사칭 음성광고는 2024년 1월~2025년 3월 약 18만건에 달했으며, 확인된 피해 금액은 94억원으로 파악됐다. B씨는 과거에도 피싱 조직에 통신망을 제공한 전력이 있으며, 감독기관이 현장 점검에 나서면 ‘서버 해킹 등으로 광고가 발송됐다’고 속여 제재를 피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발신된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과 관련해 통신사 관리자 등이 피싱 조직에 포섭돼 범행에 가담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계좌 추적과 통화내역 분석 등 수사를 벌여왔다. 이후 발신 번호를 조작한 통신사, 미끼 문자 발송 업체 등 19개 업체를 특정해 62차례 압수수색을 거쳐 범죄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A씨 등이 취득한 범죄수익 89억2000만원에 대해서는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해 법원에서 전액 인용 결정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협력해 피싱 범죄의 출발점인 미끼 광고 발송 단계부터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관련 업자와 공급망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할 것”이라며 “발신 번호가 금융기관 대표번호라 해도 반드시 해당 금융기관 및 카드사로 직접 전화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