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교사 시민권 회복 행사’에서 한 시민이 ‘교사도 시민이다’ 퍼즐 맞추기에 참여하고 있다. 합뉴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14일 발표한 교사 설문조사에서 교사 절반 이상(55.5%)이 최근 1년 새 사직이나 이직을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62.8%)을 들었다. ‘교사의 교육적 가치와 헌신은 사회적으로 충분히 존중받고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은 5.6%에 불과했고, ‘교직 생활을 하면서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는 교사도 34.4%뿐이었다. 교사노조가 스승의날을 맞아 전국 유초중고 교사 7180명에게 조사한 결과로, 교직사회의 사기 저하와 무력감이 심각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교사들은 학생 지도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불합리한 민원이나 아동학대 신고에 시달리기 일쑤다.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교사가 10명 중 8명(80.8%)이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해 접수한 교권침해 사건 보고서를 보면 황당한 사례가 많다. 하교 지도 중 교사에게 다가오는 학생을 손으로 제지했다고 민원이 제기됐고, ‘학생들이 모두 보는 교실 앞으로 나와 문제를 풀도록 해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며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사례도 있다. 이렇게 터무니없는 일이 빈번히 벌어지니 교사가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마음이 나겠는가.
2023년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권보호 5법’이 시행됐으나 현실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고 교사들은 호소한다. 교사가 수업 방해 학생을 교실에서 분리할 권한을 갖게 됐고, 민원대응팀을 두도록 했지만 현장 간 괴리가 크다. 보호자에게 통보해야 하는 분리 조치는 민원이 두려워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고, 민원대응팀 역시 인원과 예산 부족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무고나 오인으로 판단되더라도 무혐의 처분을 받기까지 교사가 감당해야 할 고통이 매우 크다.
교권침해로 인한 사기 저하와 우수한 교사의 이탈은 공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교사의 정당한 학생 지도가 아동학대라는 누명을 쓰지 않게 관련법을 손질하고, 고소 남발을 막기 위한 전담기구 설치와 피해 교사에 대한 법률·인적 지원 기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내 새끼 지상주의’에 빠진 일부 학부모들의 자성 또한 절실하다. 그동안 아동학대 신고가 무고·오인으로 판단되더라도 학부모들은 전혀 책임을 지지 않았는데, 민원을 남발할 경우 비용을 물리는 등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제도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