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문 안 인구 30만 프로젝트
황두진 지음
해냄 | 244쪽 | 1만9500원
‘무지개떡 건축’으로 구성된 가로변 상상도. 해냄 제공
서울은 비대하다. 그런데 서울의 중심인 사대문 안의 밤은 휑뎅그렁하다. 조선시대 말기인 19세기만 해도 사대문 안 한양 인구는 20만명이 넘었다는데 현재 사대문 안 인구는 10만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심은 비워지고 외곽으로 팽창하는 것이, 대부분의 직장이 구도심에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거주 지역이 갈수록 멀어지는 것이 과연 지속 가능한 도시 변화의 모델일까.
사대문 안이 포함되는 종로와 중구의 2024년 기준 인구는 25만명을 넘는 정도다. 1980년대에는 53만명이 넘었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3배 가까운 30만명이 사대문 안에 산다면?
이 책은 건축가인 저자가 느끼는 문제의식, 그리고 상상력에 기반한 대안에서 출발했다. 도심 공동화는 단순히 사람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구조와 환경,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 전반을 무너뜨리는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사회적 가치의 우선순위로 둘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저자의 제안은 ‘직주근접’, 즉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이 있는 도시계획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은 ‘무지개떡 건축’과 ‘카멜레온 건축’이다. 전자는 층별로 주거를 비롯한 서로 다른 도시 기능이 들어가는 복합 건축을 의미한다. 후자는 하나의 공간이 시간대별로 다른 기능을 갖는 건축을 뜻한다. 개념의 차이는 있지만 여러 기능이 결합되고,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종로구와 중구를 해체하고 그중 사대문 안 지역을 새로운 단일 행정구역 ‘도성구’로 만들자는 제안, 이를 기반으로 10년 뒤 사대문 안의 풍경을 미리 그려본 저자의 상상력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