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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만 보고 달린 김연아 키즈 “21세, 다음 하이라이트 준비”

입력 2026.05.14 22:05

수정 2026.05.1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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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 ‘쇼트’ 갈고닦는 피겨 국가대표 이해인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이해인이 지난 12일 서울 고척 제니스 아이스링크에서 경향신문과 만나 2030년 알프스 동계 올림픽에 대한 각오를 밝히고 있다. 문재원 기자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이해인이 지난 12일 서울 고척 제니스 아이스링크에서 경향신문과 만나 2030년 알프스 동계 올림픽에 대한 각오를 밝히고 있다. 문재원 기자

올해 동계 올림픽 최종 톱10 진입
“원하는 결과는 아니지만 성공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고민”
첫 시니어 그랑프리 메달이 목표
“스무 살 넘어도 선수생활 가능
후배들이 느껴준다면 후회 없어”

이해인(21)은 어린 시절 리듬체조와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다. 하지만 피겨만큼은 달랐다. 그만두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았고, 결국 스케이트 끈을 다시 조이며 빙판 위에 섰다. 부모님 역시 “후회만 남지 않으면 된다”는 조건 아래 그의 선택을 지지했다.

그 선택은 결국 올림픽 무대로 이어졌다. 이해인은 지난 2월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최종 8위를 기록하며 톱10에 진입했다.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피겨 퀸’ 김연아의 금메달 연기를 보며 꿈을 키운 세대답게, 오랜 기간 올림픽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다.

이해인은 올림픽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뒤 환하게 웃으며 빙판 위에 누웠다. 결과보다도 ‘즐기면서 타자’는 목표를 이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잘하고 싶다고 해서 항상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래도 스스로를 믿어준 부분에서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이어 “올림픽도 결국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더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이후 곧바로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최근 미국 뉴저지를 찾아 피겨 코치 겸 안무가인 브누아 리쇼에게 새 시즌 쇼트 프로그램 안무를 받았다. 리쇼는 지난 올림픽에서도 여러 국가 선수들의 프로그램을 맡은 세계적인 안무가다. 이해인은 “리쇼 특유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프로그램을 원했다”며 “움직임이 큰 동작과 스텝 시퀀스가 많이 들어가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2~2023시즌 쇼트 프로그램 ‘스톰(Storm)’을 했을 때 좋은 기억이 있었는데, 비슷한 분위기를 다시 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곧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도 새롭게 구성할 예정이다. 새 시즌 목표도 분명하다. 그는 “세계선수권 메달은 있지만 시니어 그랑프리 메달은 아직 없다”며 “그랑프리 메달과 파이널 진출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예전에는 비시즌 동안 준비한 것을 한 번에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커 몸이 굳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림픽에서 클린 연기를 경험한 만큼 앞으로는 마음가짐도 달라질 것 같다”고 했다.

피겨 인생의 위기도 있었다. 이해인은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그만두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며 “많은 분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제 피겨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가장 좋아하는 일이자 직업, 그리고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4년 뒤 열릴 다음 올림픽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20대에 들어선 그는 후배들을 위한 길도 고민하고 있다. 이해인은 “후배들이 나를 보며 스무 살이 넘어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고 느껴준다면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냥 어리게만 보였던 후배 신지아가 어느새 시니어 무대에 올라온 모습을 보며 자신의 시간도 실감하고 있다.

훈련과 학교 생활을 병행 중이다.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부에 재학 중인 이해인은 수업과 과제를 소화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취미는 그림 그리기다. 그는 “나 자신이 행복해야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며 살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려묘 제니와 보내는 시간,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는 일상 역시 큰 힘이 된다.

이해인은 다시 은반 위를 바라본다. 그는 “지금까지는 올림픽이 가장 큰 하이라이트였다면 이제는 다음 하이라이트를 기다리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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