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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이날 분석한 일반 쓰레기봉투 속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의 양은 무게 기준 약 9~29%에 달했다.

성상 분석을 진행한 오현주 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이후 일주일간 분석한 결과 재활용 가능 쓰레기가 85%에 달하는 봉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포구는 오는 6월까지 이 아파트에서 생활쓰레기 감량 주민실천단을 운영한 뒤 다시 한 차례 폐기물 성상 분석을 진행해 결과를 비교·분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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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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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소각 없는 도시에 가다③

일반 쓰레기봉투 속 재활용 쓰레기 얼마나 있을까···봉투 열어보니

입력 2026.05.15 06:00

수정 2026.05.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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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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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30일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의 폐기물 감사 현장. 아파트 주민이 버린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 속에서 비닐 등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가 나왔다. 오경민 기자

지난 3월30일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의 폐기물 감사 현장. 아파트 주민이 버린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 속에서 비닐 등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가 나왔다. 오경민 기자

지난 3월30일 서울 마포구 A아파트 분리수거장. 마스크와 안전장갑을 낀 작업자들이 종량제봉투 3개를 들고 나타나 김장매트를 바닥에 펼쳤다. 10ℓ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 매듭을 풀고 봉투를 뒤집자 쿰쿰한 냄새와 함께 라면 봉지, 물티슈, 위생장갑, 컵라면 용기, 알루미늄 포일 등이 뒤섞인 채 쏟아져 나왔다. 작업자들은 비닐은 비닐끼리, 음식 포장재는 음식 포장재끼리 모아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류한 뒤 개수를 세고 무게를 쟀다.

마포구는 소각장으로 향하는 생활 폐기물량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제로웨이스트 공동주택 모델 만들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아파트 주민들이 어떤 쓰레기를 얼마나 버리는지 파악하기 위해 종량제 봉투를 뜯어 내용물을 분석하는 ‘폐기물 성상 분석’도 사업 일부다. 사업을 운영하는 마포자원순환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이날부터 지난달 5일까지 7일간 A아파트 주민이 버린 쓰레기봉투 20개를 열어 쓰레기 내용물을 조사했다.

종량제 쓰레기봉투 속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는 ‘몇 퍼센트’

지난 3월30일 서울 마포구 A아파트 분리수거장에 폐기물 성상 분석을 앞둔 쓰레기봉투들이 놓여있다. 오경민 기자

지난 3월30일 서울 마포구 A아파트 분리수거장에 폐기물 성상 분석을 앞둔 쓰레기봉투들이 놓여있다. 오경민 기자

이날 분석한 봉투는 10ℓ 두 개, 20ℓ 한 개다. 10ℓ 봉투 하나에서는 물티슈만 47장이 나왔다. 청소포 7장, 휴지 500g, 음식 포장재 7장, 즉석밥 용기 2개, 제습제 1개, 칫솔 3개, 영수증 1장 등 분리배출이 되지 않는 쓰레기 사이사이 위생 비닐 13장, 스팸 깡통 1개, 비닐장갑 2개 등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가 섞여 있었다.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를 분리하자 1.26㎏였던 봉투 무게는 0.9㎏으로 30% 가까이 줄었다.

또 다른 10ℓ 봉투와 20ℓ 봉투 속에서도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가 발견됐다.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를 제하고 나니 3.41㎏이었던 10ℓ 봉투가 3.09㎏(90.6%)으로, 3.72㎏이었던 20ℓ 봉투는 2.73㎏(73.4%)으로 줄었다. 이날 분석한 일반 쓰레기봉투 속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의 양은 무게 기준 약 9~29%에 달했다.

성상 분석을 진행한 오현주 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이후 일주일간 분석한 결과 재활용 가능 쓰레기가 85%에 달하는 봉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포구는 오는 6월까지 이 아파트에서 생활쓰레기 감량 주민실천단을 운영한 뒤 다시 한 차례 폐기물 성상 분석을 진행해 결과를 비교·분석할 예정이다. 결과 보고서 등은 7월 공개 예정이다.

전국 폐기물 통계조사 등을 보면 종량제 봉투 내 재활용 가능한 자원의 비율은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박세원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종량제 관련 포럼에서 “서울시 생활폐기물 내 발견되는 재활용 가능한 자원은 2014년 39%에서 2023년 60%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폐플라스틱과 폐지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특히 종량제 봉투 내 폐플라스틱 비율은 9%에서 32%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쓰레기에 음식물 쓰레기나 재활용 가능 자원을 섞어서 버리는 ‘혼합 배출’ 실태는 가정 외 장소에서 더 심각하다. 네트워크는 지난해 학교, 사무실, 기타 사업장 등에서 나온 일반쓰레기에 대해 폐기물 분석을 진행했다. 청소년 시설인 마포청소년문화의집 쓰레기를 분석한 결과, 종량제 안에 음식물 쓰레기를 포함한 유기성 폐기물이 평균 12.2%, 재활용 가능한 물질이 52.38% 포함된 것으로 분석됐다. 분리배출만으로 줄일 수 있는 쓰레기가 절반 이상이었다.

네트워크는 “비닐과 페트병 등이 다수 혼합된 상태로 버려졌고, 음료와 음식물이 뒤섞여 쓰레기 오염도가 심각했다”며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시설의 경우 분리배출도는 더 낮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마포청소년문화의집은 네트워크와 함께 폐기물 감량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2월 마포청소년문화의집에서 진행한 폐기물 감사 현장. 마포자원순환네트워크 제공.

지난해 2월 마포청소년문화의집에서 진행한 폐기물 감사 현장. 마포자원순환네트워크 제공.

소각장 더 짓지 않으려면,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

서울시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에 따라 관내 소각장에서 소화하지 못한 ‘잉여 폐기물’이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자 2023년 새 소각장 부지로 마포구 상암동을 선정했다. 주민들이 주민 설명회, 입지선정위원회 등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지난 2월 2심까지 승소하면서 신규 소각장 설치 계획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소각장 신설이 좌절된 상황에서 서울시 자치구들은 잉여 폐기물을 수도권 밖으로 반출해 민간에 위탁 처리하고 있다.

서울시는 소각장 신설 대신 기존 시설 증설로 방향을 틀었다. 서울시는 2033년까지 관내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100%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노후 소각장을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처리 용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폐기물시설촉진법에 따르면 기존 소각장 설비를 30% 규모 이내에서 늘리는 것은 입지선정위원회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시민사회는 소각장 신·증설보다 폐기물 감량을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유혜인 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는 “소각시설의 확충은 일정 수준 이상의 폐기물 발생을 전제로 하는 구조를 형성해 폐기물 발생을 정당화하고 감량 정책의 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며 “폐기물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지역 단위에서 자원 순환을 실현하며 처리 이전 단계에서의 개입을 강화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케랄라주는 매립지 폐쇄 이후 소각장을 짓지 않기 위해 가정과 마을에서부터 쓰레기를 분리배출하고 감량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전체 폐기물의 72%에 달하는 유기성 폐기물은 가정과 마을 단위에서 퇴비화한다. 고형 폐기물은 가정 방문 수거원이 수거하고 지역·광역 처리시설에서 재활용 가능 자원을 선별한 뒤 마지막까지 남은 폐기물만 시멘트 공장 등으로 보내 처리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국내 폐기물 배출 특성과 주거 환경에 맞는 감량 정책을 본격적으로 고민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박정음 수리상점 곰손 활동가는 “케랄라 사례의 핵심은 재활용 가능 자원이 소각되지 않도록 가정부터 광역 단위까지 촘촘한 관리망을 구축한 데 있다”며 “가정에서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수거원이 수거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한 점도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소각장 증설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지역에서부터 감량 정책을 통해 소각장 의존도를 낮추려는 실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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