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파일 증거능력은 인정 안 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포토라인이 세워져 있다. 한수빈 기자
배우자의 외도 정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촬영한 사진이 민사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가 자신의 배우자와 관계를 맺은 B씨 등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자신의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했다며 2022년 1월 B씨 등에게 위자료를 청구했다.
A씨는 배우자와 이혼소송을 진행하던 중 배우자 차량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해 배우자와 B씨 등의 대화를 녹음했다. 또 배우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자메시지와 사진, 동영상 등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유죄 판단을 받기도 했다.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은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배우자 휴대전화 속 정보를 촬영한 사진은 민사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해 수집된 자료라도 ‘자유심증주의’를 따르는 민사소송에서는 위법 수집 증거의 증거능력이 일률적으로 배척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민사 재판은 법관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해 자유로운 심증으로 증거의 증명력을 결정하는 ‘자유심증주의’를 따른다.
재판부는 “증거능력 여부는 상대방의 인격적 이익 등 보호이익과 실체적 진실 발견의 가치를 비교 형량해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해당 증거는 배우자와 B씨 등의 부정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필요성이 큰 증거라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