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감 후보로 등록한 이남호·천호성 전북교육감 후보. 이남호.천호성 후보 제공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전북교육감 선거가 이남호·천호성 후보의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 뚜렷한 교육 노선 차이에 더해 각종 의혹을 둘러싼 고소·고발전까지 이어지면서 선거전이 혼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5일 전북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나란히 후보 등록을 마친 두 후보는 본격적인 본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실용주의를 내건 이 후보와 진보 교육을 표방한 천 후보 간 선명한 ‘노선 대결’이다.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이 후보는 ‘무너진 전북교육의 실력 회복’을 강조하며 ‘학력신장 3.0’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기초학력 진단부터 진학·진로까지 연계하는 통합형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뒷받침할 가칭 ‘전북교육과정평가원’을 설립해 학력 저하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민주진보를 표방한 천 후보는 ‘교육 체제 전환’과 ‘교권 보호’를 양대 축으로 내세웠다. 입시 중심 경쟁 교육 탈피를 위해 2030년까지 내신·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주장하는 한편, 특수목적고 폐지 등 교육 구조 전반의 개혁을 공약했다. 생태전환 교육과 AI 리터러시 기반 미래교육 체제 구축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양자 구도가 굳어진 이후 선거판은 급속도로 과열되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가장 먼저 불거진 쟁점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직책 거래’ 의혹이다. 시민단체가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두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자, 유성동 전 예비후보는 “천 후보와 거래는 없었고 오히려 이 후보 측에서 자리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은 “단 1%의 진실도 없는 허위 폭로”라며 맞고발 방침을 밝히는 등 공방이 법적 다툼으로 비화하고 있다.
후보 간 자질 검증 공세도 격화하고 있다. 이 후보를 둘러싸고는 과거 음주운전 전력과 전북연구원장 재직 당시 기고문 대필 의혹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천 후보 역시 논문 표절 의혹과 연구년제 편법 활용 논란에 휩싸였다. 정책 경쟁보다 상대 후보의 도덕성과 자질을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가 선거전 전면에 부상한 모습이다.
여기에 경찰의 강제수사까지 겹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익산경찰서는 이날 이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의 부정 금전 거래 연루 정황을 포착하고 해당 관계자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민감한 사안이라 구체적인 경위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서거석 전 교육감의 선거 개입 논란도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열린민주시민연대는 지난 12일 당선무효형 확정으로 선거운동이 제한된 서 전 교육감이 이 후보 지지를 요청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단체는 통화 녹취록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 후보는 “전북 교육을 과거로 되돌릴 수 없다는 공감대만 있을 뿐”이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전북교육감 선거는 ‘공공성 중심 개혁’과 ‘학력 중심 경쟁력 강화’라는 상반된 교육 비전이 충돌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향후 전북 교육정책의 방향을 가를 분수령으로 꼽힌다. 그러나 정책 경쟁은 실종된 채 의혹 제기와 장외 법적 공방이 선거판을 뒤덮으면서 정작 학생·교사·학부모가 체감할 교육 의제는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