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과 대등한 모습 연출”
시진핑의 대만 문제 면전 경고 주목
항공기, 농산물 구매 약속에 기대 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출발하며 손짓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년간의 무역전쟁 마무리를 위한 순방 성격을 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년 만의 국빈 방중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지위로 부상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 트럼프 대통령의 2박 3일 방중 결과를 갈무리하는 기사에서 “두 초강대국이 동등한 위치에 서 있는 모습은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였다”며 “이틀 동안 보여준 치밀하게 설계된 의전과 두 강대국 지도자 간의 우정의 제스처는 중국은 오랫동안 갈망했고 미국은 저항했던 ‘지정학적 역동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절 국가안보회의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줄리언 게워츠는 “시 주석은 중국 지도자들이 수십 년간 염원해 온 일을 해냈다. 바로 미국 대통령을 베이징에 동등한 지위로 초청한 것”이라며 “시 주석은 이번 방문의 화려한 분위기를 통해 중국과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초강대국이며, 서로 대등한 위치에 있음을 세계에 분명히 보여줬다. 이제는 되돌릴 수 없다”고 WP에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국제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중국 전문가 알리 와인이 “트럼프 대통령은 치열한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를 안정시키고 중동 문제에 대한 중국의 중재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정상회담이 필요했다”고 말했다고 인용하며 “2017년의 (미국 우위의) 역학 관계는 사라졌다. 시 주석은 이제 (미국을 상대로) 지정학적으로 대등한 상대라는 정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14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대만 문제를 두고 경고한 것은 가장 상징적인 장면으로 해석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회담을 “긍정적 수사와 냉혹한 경고가 공존한 자리”였다면서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재부상했다고 분석했다. CNN은 시 주석의 대만 발언을 ‘냉혹한 경고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외교를 통해 “중국과 환상적인 합의를 했다”고 밝혔지만 미국 언론들은 ‘지정학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무산될 수 있는 성과’라는 평을 내놓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보잉 항공기 200대 주문에 동의했다고 밝혔으나 당초 시장이 기대한 금액과 대수에 미치지 못해 15일 보잉의 주가는 4% 하락했다.
CNN은 보잉 항공기 구매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언급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 약속을 두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이행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 있으며, 그 기간 의도적이든 아니든 긴장이 고조되고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짚었다.
NYT는 그리어 대표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인 H200의 중국 판매를 두고 “중국의 주권적 결정”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이지 못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이후에도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미래는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엔비디아의 H200을 중국에 판매를 승인했으나 여태까지 한 건의 주문도 없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