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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가 현실 됐다…중국서 인간 탑승하는 거대 로봇 개발

입력 2026.05.17 08:00

중국 기업 유니트리, ‘GD01’ 로봇 영상 공개

키 2.7m에 인간 형상…사람 태우고 이족보행

배터리 이용 전기모터 장착…무게는 500㎏

팔 강하게 휘둘러 담장 무너뜨리는 모습도

화물 이송·인명 구조하는 장비 활용 가능성

유니트리가 개발한 거대 로봇 ‘GD01’이 길거리를 이족 보행하고, 팔을 들어 담장을 무너뜨리고 있다. 유니트리 제공

유니트리가 개발한 거대 로봇 ‘GD01’이 길거리를 이족 보행하고, 팔을 들어 담장을 무너뜨리고 있다. 유니트리 제공

중국 기업 유니트리가 개발한 거대 로봇 ‘GD01’이 사람을 조종석에 태운 채 걷고 있다. 유니트리 제공

중국 기업 유니트리가 개발한 거대 로봇 ‘GD01’이 사람을 조종석에 태운 채 걷고 있다. 유니트리 제공

#.시온을 위해!(For Zion!)

형상은 딱 문어이지만 공중을 나는 살상용 자율 로봇 ‘센티널’이 인간의 지하 거주 구역 ‘시온’의 콘크리트 천장을 뚫고 물밀듯 쏟아져 들어온다. 지휘관의 비장한 외침을 시작으로 ‘개인 장갑 무기(APU)’에 탑승한 시온의 인간 군인들은 져서는 안 되는 전투를 시작한다.

APU는 특이한 병기다. 키가 약 3m이며 사람처럼 팔다리가 달린 로봇이다. APU 상체에 탑승한 군인이 조종을 맡으며, 두 다리로 걸어 다닌다. 양손에 중기관총을 쥐고 적을 향해 사격한다.

100여대의 APU는 총탄을 비처럼 쏟아부으며 어림잡아도 수만기에 이르는 센티널을 상대로 대등한 싸움을 벌인다. 여기저기 격추되는 센티널이 속출한다. APU에 탄 군인들은 센티널의 그치지 않는 공세 앞에 상당한 피해를 보지만, 끝까지 전투를 이어간다. 결국 아군 함선의 가세로 센티널은 패퇴한다.

2003년 개봉한 공상과학(SF)영화 <매트릭스3>의 한 장면이다. APU는 SF영화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면서도 전투를 웅장하게 묘사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그런데 영화적 상상에만 존재하던 APU가 돌연 현실 속으로 들어왔다. 장소는 중국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중국 기업 유니트리가 만든 로봇 ‘GD01’이 팔을 휘둘러 담장을 무너뜨리고 있다. 유니트리 제공

중국 기업 유니트리가 만든 로봇 ‘GD01’이 팔을 휘둘러 담장을 무너뜨리고 있다. 유니트리 제공

팔 들어 담장 때리기도 가능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는 지난주 공식 SNS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로봇 ‘GD01’을 발표했다.

유니트리가 공개한 1분14초짜리 동영상을 보면 GD01에는 몸통과 팔다리가 있다. 인간 신체 형태를 닮았다.

사실 이렇게 생긴 로봇은 지금도 비교적 흔하다. GD01이 눈길을 사로잡는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키가 성인보다 훨씬 큰 2.7m다. 대략 아파트 1개층 높이다. 게다가 상체 부위에는 1인용 좌석이 달렸다. 여기에 사람이 타 조종을 한다는 뜻이다.

움직임은 자연스럽다. 전방을 향해 다리를 번갈아 옮기며 걷는다. 진짜 사람처럼 팔도 앞뒤로 조금씩 흔든다. 이동 속도는 시속 5㎞ 내외다.

GD01 동작은 단순히 걷는 데 그치지 않는다. 쓸모 있는 동작을 보여준다. 동영상 속에서 GD01은 어깨높이까지 든 팔을 휘둘러 자신의 키와 비슷한 높이의 벽돌 담을 무너뜨린다.

담장을 가격하는 팔은 사람의 동작을 빼닮았다. 담장을 무너뜨리기에 딱 좋은 속도와 각도로 움직인다. 이 장면은 GD01 몸통이 충격을 거뜬히 견딜 정도의 단단한 물질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시사한다.

유니트리는 “GD01은 세계 최초 양산형 유인 로봇”이라고 했다. 인간 탑승용 거대 로봇이 연구나 단순 시연 목적이 아닌 제품화를 염두에 두고 이 세상에 등장했다는 뜻이다. 유니트리는 GD01 중량을 조종사를 포함해 약 500㎏이라고 했다. 동력은 전기 배터리에서 얻는다.

동영상에는 GD01이 조종석을 비워 둔 채 움직이는 장면도 있다. 상황에 따라 원격 조종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송·구조 장비 활용 가능성

유니트리는 “GD01은 민간용 기기”라고 밝혔다. <매트릭스3> 속 APU처럼 전투 목적을 염두에 두고 개발하지는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유니트리는 기술 사양을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구체적으로 무슨 작업에 투입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 정확히 알기 어렵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보행하는 데다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담장을 무너뜨릴 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장이나 건설 현장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옮기는 데 요긴하게 쓰일 가능성이 크다. 수풀과 바위가 널린 험한 지형에서 수색·구조를 하는 데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D01에는 이족보행을 하다가 손을 지면에 접촉해 사족보행으로 전환하는 기능도 있다. 이러면 모양이 개와 비슷해진다. 천장이 낮거나 지면이 매우 울퉁불퉁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유니트리는 SNS에서 “GD01은 한 대당 65만달러(약 9억7000만원)”라고 했다. 대량 생산이 시작되면 가격이 내려갈 수 있지만, 일단 현재로서는 고가 장비다.

팔 끝에 달린 손이 주먹 모양으로 고정돼 손가락을 사용하기 어렵고, 조종석에 개폐형 출입문이 따로 없어 좁은 창문으로 들어가듯 몸을 구겨 넣어야 탑승할 수 있는 점도 한계다. 하지만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던 로봇 장르가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향후 GD01이 인간의 일상을 어떻게 바꿀지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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