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효진 기자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은행의 상품 설명이 부족했더라도 투자자를 일부러 속인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과거 라임펀드에 투자했던 A씨가 우리은행과 직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등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본 원심 판결 가운데 우리은행 패소 부분을 깨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고 17일 밝혔다.
원고인 A씨는 우리은행 부지점장이었던 직원 B씨 권유로 2019년 3월 우리은행이 위탁 판매한 라임 펀드 상품에 5억6000만원을 투자했다. 해당 펀드는 투자금의 40%를 교보증권채 펀드에, 나머지 60%를 이보다 더 위험성이 높은 사모사채 등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같은 해 10월 이른바 ‘라임 사태’가 발생해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연기를 발표하면서 A씨는 교보증권채 투자금에서 발생한 자금만 돌려받았다. 이에 A씨는 계약을 취소하고 나머지 투자 원금 전액을 돌려달라며 우리은행과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해당 상품이 본래 원금손실 위험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기망 행위나 착오에 근거해 계약을 맺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B씨가 투자 수익과 위험을 A씨에게 정확하게 설명할 의무를 게을리했다는 점은 인정해 우리은행과 B씨가 공동으로 1억1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은행 측이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건 부작위에 의한 기망 행위”라며 은행이 미상환 투자 원금 2억7784만원과 지연 손해금도 반환해야 한다고 봤다. B씨가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한 책임도 인정해 B씨가 은행과 공동으로 1억5792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 중 직원 B씨의 손해배상 책임에 대한 판단은 그대로 확정했다. 그러나 B씨와 은행이 A씨를 속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우리은행이 라임자산운용의 투자 대상 자산 선정 등에 관여했다거나 내부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며 “B씨는 일부 투자금이 위험 자산에 간접투자 된다는 점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뿐이고, B씨가 A씨를 굳이 속이면서까지 가입하도록 할 유인을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