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리크로 불리는 24세 우크라이나 병사가 지난 10일 스웨덴 고틀란드섬에서 진행된 나토 연합 훈련에서 1인칭(FPV) 고글을 착용하고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 무인기(드론)팀 20여명이 1만8000명 규모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사 훈련에 침략군 역할로 참가해 아무런 피해 없이 상대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매체인 키이우포스트는 15일(현지시간) 최근 나토 군사훈련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들이 압도적 우위를 보여 나토군의 드론전 취약점이 또다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27일부터 5월13일까지 진행된 ‘오로라2026’ 훈련은 발트해 중앙에 있는 스웨덴의 고틀란드섬이 침략받는 상황을 가정한 나토 연합 훈련이었다. 스웨덴군 약 1만6000명이 주도하고 미국·영국·덴마크·프랑스 등 동맹국 1300명이 참가해 방어 훈련을 진행했다. 비회원국인 우크라이나는 2개 드론 운영팀 20여명이 참가해 침략군(레드팀) 역할을 맡았다.
훈련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은 단 20여분 만에 방어선을 돌파해 지정 목표물을 모두 격파했고, 다른 훈련에서는 적 주요 장비 28대를 격파했다. 드론은 단 한 대도 잃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 ‘타리크’(24)는 훈련 현장을 취재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군이) 훈련을 세 번 멈췄다”며 “개선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지만 실전이었으면 그때마다 다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조종사 ‘카라트’는 “장비·전술 모두 개선이 필요하고 지휘관들의 드론전 이해도가 부족하다”며 “서방군은 드론전이 어떤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직접 눈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커티스 킹 미군 준장은 “원거리 드론 탐지 능력이 필요한데, 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아직 거기까지 못 갔다”고 말했다.
훈련 무대인 고틀란드섬은 러시아가 각종 물자를 운송하는 발트해의 중심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요나스 빅스트룀 스웨덴 해군 소장은 고틀란드섬 침략 시나리오가 “이론적으로, 내일 당장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나토 가입국의 러시아 인근 국경에서는 수개월 사이 드론 침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키이우포스트는 이번 결과가 나토 가입을 원하는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유럽에서 진행된 각종 군사 훈련에 레드팀 역할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훈련에서는 우크라이나 드론팀 약 10명이 반나절 만에 나토 2개 대대를 사실상 전투불능 상태로 만들었고, 지난해 9월 미국·영국·스페인 등의 다국적 해상 전투 훈련에선 우크라이나군의 무인 고속정이 전투함과 호송선단 등을 여러 차례 격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