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디부교 바이러스로 인한 에볼라 감염병이 확산 중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16일(현지시간) 이투리주 부니아 종합병원으로 이송된 한 남성이 구급차에서 옮겨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과 우간다에서 확산 중인 분디부교 바이러스로 인한 에볼라 감염병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WHO는 1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이번 사태는 질병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다른 나라에도 공중보건상 위험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미 국제적 확산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번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당사국인 민주콩고와 우간다가 제공한 정보 등을 두루 검토했으며, 인체 건강에 대한 위험과 국제적 감염병 확산 위험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WHO에 따르면 16일 기준 민주콩고 이투리주(州) 부니아·르왐파라·몽그발루 등 최소 3개 보건구역에서 에볼라 확진자 8명, 의심 환자 246명, 의심 사망 80명이 보고됐다.
AP통신은 지금까지 에볼라 관련 300건 이상의 의심 사례와 8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도 최근 확진자 2명이 확인됐으며, 이들 중 1명은 캄팔라 현지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우간다 당국이 밝혔다. 두 사람은 모두 민주콩고를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으나 두 사례 사이에 뚜렷한 역학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우간다 확진 2건을 제외한 나머지 발병 사례는 모두 민주콩고에서 발생했다.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에서도 이투리주를 방문했던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WHO는 초기 채취 샘플 13개 중 8개가 양성으로 나온 높은 양성률과 킨샤사·캄팔라 동시 확진 등을 고려하면 실제 감염 규모가 공식 집계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진 사망자도 최소 4명에 달해 의료기관 내 감염 및 방역 취약 문제가 우려된다. 분디부교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현재 승인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WHO는 이번 사태가 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주콩고는 1976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 확인된 이후 이번까지 총 17차례 에볼라 발병을 겪었다. 이전 발병은 대부분 자이르 계통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었으나,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드문 분디부교 계통으로 확인됐다.
WHO는 각국 정부에 국가 재난·비상 대응 체계를 즉각 가동하고 국경 검문과 주요 도로 검문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확진자는 즉시 격리해 치료센터에서 치료받아야 하며, 접촉자는 노출 후 21일간 매일 건강 상태를 점검받고 국제 이동이 제한된다. 다만 WHO는 국경 봉쇄나 이동 제한 조치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오히려 비공식적인 국경 이동을 늘려 방역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에볼라는 발열·근육통·구토·설사 등을 유발하는 치명적 감염병이며 감염자의 체액이나 오염 물질, 사망자와의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된다. 치사율이 높아 아프리카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대규모 보건 위기를 초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