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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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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질적 전환이 시작됐다

입력 2026.05.17 19:57

수정 2026.05.1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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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12일 미국의 인공지능(AI) 회사 앤트로픽이 클로드 코워크를 내놨다. 그간의 모델들이 브라우저 안에서만 작동했다면, 코워크는 PC로 들어왔다. 컴퓨터에 설치하면 폴더에 있는 파일을 열고, e메일을 읽고, 내가 시키는 여러 일들을 한다.

그달 30일 앤트로픽은 어떤 이벤트도, 마케팅도 없이 클로드 코워크와 함께 쓸 수 있는 도구 모음(플러그인) 11가지를 슬그머니 깃헙에 올렸다. 11개의 도구는 다음과 같다. 영업, 마케팅, 법률, 재무, 고객 지원, 제품 관리, 데이터, 기업 내부 검색, 생물학 연구, 생산성 그리고 도구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메타 플러그인.

법률 플러그인은 계약서를 조항별로 검토해 위험도를 표시하고 수정안을 제시하고, 비밀유지계약서를 접수하면 표준 승인, 법무 검토 필요, 전체 검토 필요로 분류해주고, 개인정보 열람 요청, 증거 보전 요청 같은 반복 문의에 대해 표준 답변을 자동 작성한다. 월 20달러짜리 구독료만 내면 누구나 쓸 수 있다. 법률테크 업체들이 수백만달러를 들여 만들어 팔던 기능을 사실상 공짜로 풀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엔트로픽 클로드 코워크 출시 후
미국 기업 내 ‘사스포칼립스’ 중
시간문제로 다가온 AI 영역 확대
반도체 쥔 한국엔 ‘기회이자 위기’

법률테크 주식이 폭락했다. 전문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던 톰슨 로이터의 주가가 15.83%, 역대 최대 낙폭으로 추락했다. 또 하루 만에 렉시스넥시스를 포함해 관련 기업들의 시가총액 2850억달러(약 425조원)가 증발했다. 소프트웨어를 서비스로 제공하던 SaaS(Software As A Service) 업체들이 함께 된서리를 맞았다. 사람들은 이것을 ‘사스포칼립스’라 불렀다. 사스 업체의 종말(아포칼립스)이라는 뜻이다.

시장은 왜 앤트로픽의 행보에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했을까? 이 회사가 이미 소프트웨어 개발시장을 집어삼켰기 때문이다. 클로드는 개발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AI 모델이다. 구글의 개발자들조차 클로드를 사용할 정도다. 구글 제미나이의 수석 개발자 야나 도간은 클로드 코드가, 자신의 팀이 2024년 한 해 동안 씨름하던 분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을 단 60분 만에 생성해냈다고 고백했다.

앤트로픽은 이달 들어 세계 최고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전설적인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 등과 합작해 15억달러 규모의 기업용 AI 서비스 법인을 만들었다. 몇시간 뒤 오픈AI도 TPG, 베인캐피털, 브룩필드 에셋매니지먼트 등과 합작해 비슷한 성격의 ‘디플로이코’ 설립을 발표했다. 기업이 업무를 AI 기반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사다. 구글은 7억5000만달러 규모의 파트너 지원 펀드를 발표했다. 액센추어, 캡제미니, 코그니전트, 딜로이트, HCLTech 등 주요 컨설팅 기업 및 시스템 구축 회사들에 구글의 엔지니어를 파견해 기업 고객의 AI 도입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모두 기업의 운영 시스템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는 4월29일 실적 발표에서 처음으로 분기 매출 2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63% 성장. 구글의 최고경영자 순다 피차이는 “반도체 칩이 부족해 더 성장할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계약은 했지만 반도체가 부족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주문액이 무려 4620억달러(약 690조원).

앤트로픽은 창업 이래 해마다 10배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0배, 10배의 10배, 10배의 10배의 10배 성장해왔다는 것이다. 올해 말까지 최소 300억달러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 매출 300억달러는 최고의 사스기업 세일즈포스가 20년이 걸려 달성한 수치다.

미국·이란전은 AI가 전장의 운영체계가 된 첫 번째 전쟁이었다.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 미토스는 보안을 집어삼켰다. 소프트웨어 시장은 이미 넘어갔다. 법률과 금융 차례다. 기업 운영도 순서를 기다린다. 그저 시간문제다. 녹아내리는 일자리의 시간이다.

좋은 소식이 있다면 우리는 구글이 그토록 원하는 반도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하나, 하이닉스 하나가 내는 영업이익이 일본 상장사 톱100을 다 합한 것보다 많다. 앞으로 몇년간 일본 상장사 상위 100개가 내는 법인세의 2배만큼이 추가 세수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 세수는 김용범 정책실장의 말대로 “기술혁명 속에서 인간의 삶과 공동체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할 공간을 허락한다. “AI 인프라를 공급하는 나라를 넘어, AI 시대의 초과이윤을 인간의 삶으로 환원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짧은 기회를 허투루 보낸다면? 녹아내리는 일자리, 무저갱처럼 뚫린 땅바닥을 보게 되겠지.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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