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투표도 없이 당선된 그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투표도 없이 당선된 그들

입력 2026.05.17 20:19

수정 2026.05.17 20:20

펼치기/접기

6·3 지방선거를 앞둔 전북 지역 선거판은 개장 전부터 사실상 ‘폐업’ 상태다. 선거철이지만 현수막 하나 걸리지 않은 적막한 지역구가 수두룩하다. 도내 평균 경쟁률은 1.74 대 1에 그쳤고,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한 무투표 선거구만 37곳에 달한다. 민주주의의 본질인 경쟁과 선택이 통째로 증발한 참담한 현장이다.

전북도의원 지역구 38곳 가운데 25곳(65.8%)은 이미 당선자를 정했다. 무투표 당선이다. 기초의원 지역구 17명과 비례대표 4명을 더해 모두 46명이 유권자의 심판 없이 의회 입성을 예약했다. 전주에서는 11개 선거구의 투표가 무산됐고 익산과 군산에서도 본선은 자취를 감췄다.

무투표를 면한 지역이라고 해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곳에 258명의 후보를 냈지만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단 13명만 출마했다. 진보 정당 역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역 정치의 기본이어야 할 견제와 균형은 무너졌다.

빈자리를 채운 건 공천 파동 끝에 탈당한 무소속(94명)과 조국혁신당(64명)이다. 선거판의 정점인 전북지사 선거조차 이원택 민주당 후보와 김관영 무소속 후보 간 범민주 진영 ‘내전’으로 치러진다. 완주·임실 등 상당수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민주당 대 탈당파 무소속 구도로 압축됐다. 결국 간판만 바꾼 ‘민주당 파생상품’들의 각축전일 뿐이다. 정책과 노선을 둘러싼 여야 경쟁은 사라지고 민주당 내부 분화가 본선까지 이어지는 왜곡된 구조가 선거판을 지배하고 있다.

이는 독점에 안주한 민주당의 행태와 험지를 핑계로 백기를 든 국민의힘의 패배주의가 합작한 결과다. 야당의 무기력한 ‘링 이탈’로 초래된 대가는 고스란히 유권자의 몫이다. 현행법상 무투표 선거구는 선거운동이 금지되며, 투표용지조차 교부되지 않는다. 대리인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할 최소한의 거름망이 ‘합법적 무경쟁’의 외피를 쓰고 원천 차단된 셈이다.

37곳의 무투표 선거구와 ‘민주당 대 무소속’ 구도는 단순한 지역 정치 현상이 아니다. 선거라는 민주적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경고로 봐야 한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지방의원이 바라보는 대상은 시민보다 공천권자가 되기 쉽다. 지방자치가 주민 대표 체제가 아니라 정당 내부 질서에 종속되는 이유다.

참정권이 사실상 박탈되는 현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정치권은 기득권 구조 뒤에 숨지 말고 중대선거구제 확대 등 다당제 안착을 위한 실질적 선거제 개편 논의에 나서야 한다. 유권자의 선택권이 사라진 선거는 더 이상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

전국사회부 | 김창효 선임기자

전국사회부 | 김창효 선임기자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