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분 이달부터 본격 반영
KDI, 올 물가상승률 전망치 상향
30년물 미 국채 금리 연 5% 넘겨
씨티, 내년 4월 금리 연 3.5% 전망
신현송 총재, 28일 첫 금통위 주목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경제에 주는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도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물가 지표는 금리 인상으로 무게추를 기울게 하는 가장 큰 근거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5월에는 물가 오름폭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2월 2.1%에서 이달 2.7%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치인 2%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KDI는 경기 확장과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해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도 권고했다.
공식적인 금리 인상 예고 발언도 나오고 있다. 유 부총재는 지난 4일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취임한 김진일 신임 금융통화위원도 “금융이 큰 사고가 나지 않게 하려면 이자율이 조금은 높은 것이 좋다”고 향후 기준금리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호주와 노르웨이는 이달 들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유럽과 일본에서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가 상원 인준을 받아 곧 취임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금리 인하 드라이브를 걸기는 힘든 조건이 되고 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8%, 4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6% 올랐다. 근래 3년 중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이다.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연 5%를 넘겼다.
시장은 신현송 한은 총재의 데뷔 무대가 될 오는 28일 금통위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는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씨티은행은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년 4월까지 총 네 차례 인상해 기준금리가 연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한은이 올해 4분기부터 기준금리를 총 세 차례 올려 내년 상반기에 3.2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원유 가격 상승이 5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는데 그러면 하반기에 3%대 물가 상승률이 나올 수 있다”며 “반도체 사이클이 너무 좋아서 경기 걱정은 안 할 것 같고, 신 총재가 인플레이션에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던 것을 생각하면, 올해 하반기 한 번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