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마지막 협상
김 총리 “모든 대응 수단 강구”
총파업 나흘 앞두고 담화 발표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사과’
정부도 중재…노사 협상 재개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성과급 제도 개편 문제를 놓고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을 재개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협상 분위기가 다시 만들어졌다. 일단 노사는 17일 비공개 회의도 했지만 이견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노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재개되는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노동조합이 21일로 예고한 총파업을 앞두고 양측이 사실상 마지막 협상에 돌입하는 것이다.
지난 13일 사후조정이 결렬되자 노조는 총파업 수순을 예고했다. 그러나 정부와 사측이 대화 재개를 위해 전방위로 움직이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5·16일 노사 양측을 연달아 면담하며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특히 이재용 회장도 지난 16일 급거 귀국해 김포공항에서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대화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보자”고 말했다. 국민과 고객사 등을 향해서는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부회장 시절인 2020년 5월 이후 6년 만이자, 2022년 회장 취임 후 처음이다.
사측이 대표교섭위원을 여명구 DS피플팀장으로 교체하면서 대화 여건이 조성됐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는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위원장과 여 팀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은 “(사측은) 기존 사후조정안보다 후퇴한 안을 제시하고 ‘납득할 수 있느냐, 위원장의 리더십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느냐’는 취지로 물었다”며 “납득할 수 없다고 했고, 내일 사후조정에서도 동일한 자세라면 합의하지 않겠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사측은 향후 3년간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이상 달성 시 기존 성과급 제도와 별도로 영업이익의 9~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되, 3년 후에는 재논의하는 안 등을 제시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의 긴급조정 언급에 따라 회사의 태도도 변화한 것 같다”면서 “(정부 등이) 긴급조정권을 시사하며 조합을 압박하고 있다. 피해가 클 것이라고 압박하지만 굴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렵게 대화가 재개됐지만 성과급 제도화 등을 둘러싸고 양측 입장 차이는 상당하다.
노사 비공개회의 열려…노조위원장 “사측 후퇴한 안 제시, 납득 못해”
다만 여론조사상 국민의 파업 반대 비율이 70%에 달하는 상황에서 노사 양측이 파국을 피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면 극적으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사후조정은 시한이 없어 총파업 직전인 20일까지 양측 줄다리기가 이어질 수도 있다.
한편 김민석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후조정 재개와 관련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18일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차질은 개별 기업의 손실을 넘어 수출 감소, 금융시장 불안, 수많은 협력업체들의 경영과 고용 악화, 국내 투자 위축 등 국민경제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리가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삼성전자 노사 모두에 타협점을 찾으라는 강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노조는 노동조합법 77조에 따라 즉각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하고 30일간 파업이 금지된다. 노사는 이 30일 동안 협상을 재개해야 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중앙노동위원장(박수근 한양대 명예교수) 직권으로 중재 회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