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상세 논의” 귀국길 언급…대중 ‘협상 카드’ 활용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중국에 ‘협상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대만 무기 지원은 중국과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에 체류 중이던 지난 1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관련, “승인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승인을) 일시 보류하고 있는데, 중국에 달려 있다. 그건 우리에게 매우 좋은 협상 카드”라고 말했다. 또 “사실 중국은 매우 강력한 대국이고 대만은 매우 작은 섬이다. 대만은 중국 본토로부터 59마일(95㎞) 떨어져 있고, 미국은 9500마일(1만5000㎞) 떨어져 있다”며 “(대만이) ‘미국이 밀어주니 독립하자’고 말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의 대만 독립 기조에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시 주석과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매우 상세히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무기 판매 과정에서 중국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는다는 대만에 대한 ‘6대 보장’ 원칙에 어긋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6대 보장이 제정된) 1980년대는 꽤 먼 과거”라며 “그래서 어쩌란 것인가”라고 했다.
대만 문제 거래…미 언론 “한·일까지 불안하게 만들라”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미국의 대만 정책은 변함이 없다”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지난 14일 발언을 무색하게 하며, “대만 지원을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상원 초당파 의원들의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대만에 110억달러(약 16조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는 패키지 법안을 승인했으며, 현재 의회에 140억달러 규모의 또 다른 무기 판매 법안이 계류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 판매 보류를 대가로 중국으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중국에 항공기·농산물 구매 확대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중재 역할 등을 압박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만 무기 지원을 중단한다면) 이 지역 동맹국들에 미국의 나약함을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만뿐만 아니라 일본과 한국까지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가 지적했다.
대만 정부는 “대만은 중국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자주성을 부각했다. 라이칭더 총통은 17일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가 아니다”라면서 “대만의 미래는 2300만 대만인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 외교부는 “앞으로도 미국과 협력을 심화해 ‘힘에 의한 평화’를 유지하고 대만해협의 안전과 안정이 위협받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