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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 비어 골치던 꼬마 빌딩, ‘고급 고시원’ 바꾸니 꽉 들어찼다···‘픽셀하우스’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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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광진경제허브센터에서 만난 박준길 로카101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국토연구원도 이달 펴낸 '주택임대차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 제언' 보고서에서 "개인 중심의 임대공급 구조를 축소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장기 운용수익을 목표로 하는 법인 중심으로 참여 구조를 재편해 30년 이상 등 기업형 장기임대 중심의 임대공급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주거 수요가 넘치는 수도권에서의 임대 사업은 일견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임대료 상한 등 주거 안정을 위한 보호 장치가 수익 추구를 제약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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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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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 비어 골치던 꼬마 빌딩, ‘고급 고시원’ 바꾸니 꽉 들어찼다···‘픽셀하우스’의 실험

입력 2026.05.18 06:00

수정 2026.05.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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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미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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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숙사 브랜드 운영하는 로카 101

노래방과 음식점 등이 있던 ‘꼬마빌딩’을 1인용 기숙사로 전환한 ‘픽셀하우스’ 방배점. 로카101 제공

노래방과 음식점 등이 있던 ‘꼬마빌딩’을 1인용 기숙사로 전환한 ‘픽셀하우스’ 방배점. 로카101 제공

“아직도 서울 도심 역세권엔 저평가된 저층 건물이 많습니다. 이런 곳은 1980~90년대에 지어져 공실이 자주 발생하는데, 소유주들은 연세가 많아 건물을 다시 짓거나 고치는 걸 감행하기도 어려워요. 땅이 부족한 서울에 주거 시설을 늘리려면 이런 곳을 계속 발굴해서 활용해야 해요.”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광진경제허브센터에서 만난 박준길 로카101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로카101은 2016년 설립된 프롭테크 기업이다. 한때 많은 이들이 은퇴 후 수입원으로 꼽았으나 지금은 외면받는 임대용 저층 건물을 1인 가구 기숙사나 미니 호텔로 변신 시켜 꾸준한 임대수익이 나오도록 하는 게 주된 사업이다.

로카101의 1인 가구 기숙사 브랜드 ‘픽셀하우스’는 월 단위 임차가 가능하고 월세가 저렴하다. 고급화한 ‘고시원’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3개이던 픽셀하우스 지점은 현재 서울·경기도 합산 72곳으로 늘었다.

청년들은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치솟는 상황에서 좁더라도 안전하고 깨끗한 공간을 찾는다. 10년간 꾸준히 1인 가구 숙박업에 매진해온 박 대표는 “새로 타깃을 발굴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이 사업의 수요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꾸준히 임차 문의가 들어오고, 단기 임대인데도 입실률은 90%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지하철역 가까운 저평가 건물 발굴

주거 수요가 넘치는데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는 것은 지금 수도권에서 아파트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원룸 등 모든 형태 주택에 공통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치솟는 임차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국토교통부가 이달 15일 발표한 올해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전·월세통합가격지수 변동률이 서울은 3월 0.48%에서 4월 0.65%까지 치솟았다. 이 지수가 집계된 2015년 6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수요가 있다고 해서 관련 사업을 하기 좋은 것은 아니다.

박준길 로카101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광진경제허브센터에서 사업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최미랑 기자

박준길 로카101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광진경제허브센터에서 사업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최미랑 기자

“이전에 중소형 건설사나 개인 건물주들이 공급하던 작은 오피스텔이나 빌라는 지금은 수익성이 안 나와요. 신축 기준으로 이제는 임차료로 월 100만원을 받아도 운영이 어렵다고 합니다. 임차인에겐 부담되는 가격이죠. 그러니 공급에 나서는 사람이 없습니다.”

인건비와 자재비가 모두 오르면서 신축이 일어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존 건물 소유자들도 보수를 꺼린다. 노후한 시설을 바꾸는 데 큰 추가비용이 들지만 수익은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공실로 남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런 곳을 발굴해 저비용·고효율로 개선하는 게 로카101의 사업 노하우다. 가장 눈여겨보는 곳은 역세권의 이면도로에 위치한 근린생활건물이다.

공실이 잦아 저평가된 곳을 찾아내 임대 또는 매입하고, 준주택 형태로 용도를 변경해 수요자에게 공급한다. 인허가부터 설계, 시공, 실제 공급까지 약 4~5개월이 걸린다. 병원, 학원, 식당 등이 있던 자리에도 픽셀하우스가 들어선다.

은퇴 후 수입원을 찾는 사람들

로카101은 건물주와 투자자, 거주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픽셀하우스 운영 방식을 보면 로카101이 직접 매입 또는 임차한 건물에서 운영하기도 하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처럼 리모델링 및 운영을 지원하면서 건물주가 직접 운영토록 하기도 한다. 이 경우 가맹점주는 4억~5억원 정도를 투자하고 수익률은 자본금의 22% 안팎 수준이다.

로카101 관계자가 기존의 낡은 고시원을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카101 제공

로카101 관계자가 기존의 낡은 고시원을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카101 제공

가맹점주는 대부분 은퇴 후 창업에 나서거나 부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임대업에 전문성이 없어서 이들이 제대로 운영하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픽셀하우스엔 도심 직장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 연수나 단기 출장, 이사 등으로 단기 임대가 필요한 이들이 주로 산다.

“임차료가 1인 가구가 내기에 부담스러운 가격대로 올라가면 안 되기 때문에, 리모델링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70개 이상 지점을 열면서 설계부터 시공까지 현장 단계에서의 데이터와 노하우가 많이 쌓였어요.”

“행정 장벽 낮추고 금융 지원 필요”

신속한 비아파트 공급을 위해 정부도 지식산업센터, 업무용 빌딩 등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최소 2000가구 규모를 매입해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단 지어진 건물의 용도를 변경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박 대표는 “용도 변경을 위한 인허가부터 건축법, 소방법 등에 따라 제각각 다른 기준이 적용되고, 현실적으로 소규모 건물은 충족할 수 없는 기준도 많다”며 “안전을 위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되 과도한 행정 장벽은 낮춰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픽셀하우스’ 방배점 1인실(약 3평) 내부. 서예학원과 다방 등이 있던 자리를 주거시설로 바꿨다. 임차료는 현재 보증금 20만원에 월세 80만원이다. 로카101 제공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픽셀하우스’ 방배점 1인실(약 3평) 내부. 서예학원과 다방 등이 있던 자리를 주거시설로 바꿨다. 임차료는 현재 보증금 20만원에 월세 80만원이다. 로카101 제공

지금처럼 주식시장이 이례적 호황을 보이는 것도 주거 임대 사업에 유리한 환경은 아니다. 증시에 돈이 쏠리면서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기 어려워서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현재의 임대차 시장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형 임대’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국토연구원도 이달 펴낸 ‘주택임대차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 제언’ 보고서에서 “개인 중심의 임대공급 구조를 축소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장기 운용수익을 목표로 하는 법인 중심으로 참여 구조를 재편해 30년 이상 등 기업형 장기임대 중심의 임대공급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주거 수요가 넘치는 서울에서의 임대 사업은 일견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임대료 상한 등 주거 안정을 위한 보호 장치 때문에 수익 추구에 제약이 큰 영역이기도 하다. 공격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대형 자본이 공공성을 지켜가면서 사업을 확대하리라고 기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소규모 임대 공급도 도외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박 대표는 “소규모 주거전환 사업은 은행 대출도 받기 어렵다”면서 “도심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소상공인 창업자들에게도 금융 지원이 제공되면 도심에 방치된 작은 공간들이 주거 용도로 훌륭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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