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단 한 분의 희생도 놓치지 않도록 5·18 민주유공자 직권등록 제도를 마련하겠다”며 “이제 정부가 국가폭력 희생자 한 분 한 분의 가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980년 광주가 꽃피웠던 대동세상이 혹독한 겨울밤 서로의 체온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빛의 혁명으로 부활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기념식에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해 기념사를 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계엄군에 맞섰던 80년 오월의 광주시민들처럼 2024년 위대한 대한국민도 무장한 계엄군을 맨몸으로 막아냈다”며 “저절로 지켜지는 민주주의는 없으며, 오직 주권자의 열망과 실천으로 민주주의를 완성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확인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짓밟힌 조국의 정의에 누구보다 아파했을 오월의 소년이 등록신청을 대신할 직계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온전히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5·18 유공자 직권등록제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5·18 정신이 반드시 헌법 전문에 수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주권을 증명한 원동력이자 대한민국 현대사의 자부심인 5월 정신이 우리 사회에 더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대한민국 헌법 위에 당당하게 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국민과의 약속이었던 만큼, 여야의 초당적 협력과 결단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7일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정신을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지만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표결에 불참해 투표가 불성립됐다.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이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장동혁 국민의힘·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비롯한 여야 지도부 등이 참석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도 내란을 옹호하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내란당의 내란 공천을 보면서 광주 민주 영령들께 이들을 반드시 심판해달라고 빌고 왔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기념식장에 도착하자 일부 시민들은 “광주에 올 자격이 없다”, “내란 정당 해산하라”며 항의했지만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기념식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과 민주당은 늘 5·18 정신을 앞세우지만 저들에게 5·18은 지켜야 할 가치가 아니라 권력 확장 도구”라며 “정작 5·18 정신을 무너뜨리는 자들”이라고 썼다.
이날 5·18 기념식은 2019년 복원사업이 시작된 이후 이날 정식 개관한 5·18민주광장에서 거행됐다. 옛 전남도청 앞에 위치한 5·18민주광장은 1980년 5월 당시 광장 내 분수대를 연단 삼아 여러 집회가 열렸던 역사적 장소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기념식에 앞서 5·18민주묘지에 들러 1980년 5월 계엄군의 총탄에 쓰러진 고 양창근 열사의 묘지 등을 찾아 헌화했다. 양 열사는 당시 고교 1학년으로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의 모티브가 된 문재학 열사의 친구였다. 이 대통령 부부는 소년공 출신 박인배 열사와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김명숙 열사의 묘소도 함께 찾았다. 이 대통령은 기념식 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 헌화하고 유해 수습 현장과 유류품 보관소 등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