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현 전 국회의원이 17일 별세했다. 향년 71세. 의원내각제 첫 수상을 꿈꾸던 정치인이었다. 여러 정당을 오가며 제12대 총선부터 제22대 총선까지 총선만 연달아 열한 번 출마한 정치인이기도 하다.
고인은 1955년 7월 15일 강원도 홍천군에서 화전민 아들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학교 앞 다리를 국회의원이 놓아 주었다는 말에 감동하여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경제적 사정 때문에 바로 중학교에 진학을 못 하고 서당 훈장인 할아버지에게 3년간 한문을 배웠다. 춘천 제1고등학교(현 강원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상지대학교 행정학과에 진학했다.
2005년 5월 12일 열린 국회 …쌀 관세화 유예협상의 실태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당시 조일현 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여야 간사들이 쌀 협상 이면합의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활동과 관련한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당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졸업 뒤 근로농민당에 입당했다. 1985년 제12대 총선에서 같은 당 후보로 나가 낙선한다. 1988년 농촌문제연구소장으로 일한다. 그해 개헌 등으로 앞당겨 치러진 제13대 총선에 신민주공화당 후보로 홍천군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떨어졌다. 1992년 제14대 총선에 통일국민당 후보로 첫 당선됐다. 당시 만 36세로 최연소 당선자였다.
고인은 2021년 낸 <적임자 리더십>에 “1993년 정치인으로서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그 꿈은 대한민국의 권력구조를 의원내각 책임제로 바꾸고 ‘미래 통일된 한반도의 내각책임제 수상’이 되겠다는 정치적 목표다. 그날 이후 저는 줄곧 한가지 목표를 위해 정진하며 도전하고 있다”고 썼다. 이후 다른 각각 당적으로 출마해 두 차례 낙선한 뒤 2001년 9월 중국 베이징대학 대학원에 들어가 공부했다.
조일현 전 의원.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됐다. 이듬해 하반기 국회 쌀 협상 비준안 통과를 찬성했다. 초선의원 시절이던 1992년 UR(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국회지원단 대표로 활동했고, 1995년 WTO 출범 때 스위스 제네바 가트 본부 앞에서 쌀시장 개방 반대 항의 삭발 시위를 한 이의 ‘소신’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비준안 처리를 반대하며 29일 동안 단식했다.
이후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선 공천 배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나가 떨어졌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때는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같은 해 제8회 지방선거에선 당시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를 지지했다.
2024년 제22대 총선 때 이낙연 전 총리 주도 정당 새로운미래 후보로 나갔다가 떨어졌다. 마지막 출마였다.
유족은 부인 이원주씨, 1남1녀(은경·영웅)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