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 17일 민진당 창당 4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뒤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가 ‘협상칩’이라고 표현하자 중국과의 유화 정책을 주장해온 대만 내 야권 인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 이상 미국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만 매체 연합신문망은 18일(현지시간) 쑤치 대만 국가안전회의 전 비서장이 전날 열린 좌담회에서 “미국이 구하러 올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쑤 전 비서장은 2008~2010년 마잉주 정부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인물이다.
쑤 전 비서장은 “중국 공산당의 대만 정책에는 양안 대화, 미·중 대화, 무력 통일을 포함한 독자행동이라는 세 가지 길이 있다”며 “시 주석은 ‘독립 반대’에서 ‘통일 추진’으로 입장을 바꿨고, ‘평화적 통일’의 ‘평화’라는 단어 사용 비중이 줄었으며, ‘공동 통일 추진’에 대한 강조가 사라져 대만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쑤 전 비서장은 “미·중 대화마저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중국은 결국 (대만에 대한) 독자행동이라는 선택지밖에 남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만은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등을 계기로 반중 여론이 확산했고 중국에 대한 강경정책을 주장하는 민진당이 2016년부터 집권해왔다. 중국에 대해 유화적 정책을 주장하는 국민당 계열의 인사들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민진당 정부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당 계열 국가정책연구기금회는 지난 11~14일 성인 10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결과 미국을 신뢰한다는 응답(36.4%)보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41%)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미·중 정책에 대해선 ‘친미항중(미국과 협력하고 중국에 강경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23.5%)보다 ‘친미화중(미국과 협력하되 중국과는 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응답(43.5%)이 훨씬 우세했다.
라이칭더 총통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라이 총통은 “대만은 주권 독립 국가다.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만이 이미 주권 국가이기 때문에 독립을 주장할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재임 이후 대만해협 평화·안정을 위해 지지해준 것에 감사하다”면서도 “대만은 전 세계의 핵심 이익이 걸린 곳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행위는 글로벌 공급망과 세계 경제에 중대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